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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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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스트 잭 아브라모프 씨의 비리 스캔들이 터진 뒤 공화 민주당이 앞 다퉈 K스트리트 개혁법안을 준비하면서 찬바람이 불고 있는 탓이다.
대표적인 ‘후(後)폭풍’이 밥 같이 안 먹기. 신문은 전국옥수수경작자협회의 존 더깃 부회장이 늘 만나던 의원 보좌관들에게서 점심 약속을 거절당한 사례를 소개했다. 더깃 부회장은 “12달러(약 1만2000원)짜리 햄버거에 영향받아 표결할 의원이 어디 있느냐”며 거듭 요청했지만 끝내 점심 약속은 성사되지 않았다. 의회 주변의 고급식당들이 파리 날리고 있다는 소식도 곁들여졌다.
앞으로는 워싱턴 지역 미식축구팀인 레드 스킨스 홈구장의 특실(스카이박스)에서 정치인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공식 업무의 일부로 간주되던 현장방문 계획도 줄줄이 취소됐다. 로비단체가 추진하던 실리콘밸리 견학 프로그램은 물론 공장지대 노동환경 조사를 위한 보좌진의 현장체험 기회도 사라졌다.
LA타임스는 로비의 제1계명이긴 하지만 “정치인과 실무 보좌진에게 정확한 현실과 정보를 제공한다”는 로비의 긍정적 기능마저 없어지고 있다고 썼다. 농업위원회에서 일하지만 농촌에는 가 본 적도 없는 25세 보좌관에게 농민의 삶과 농업 현장의 참모습을 보여 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한편 아브라모프 씨의 백악관 출입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할 이유가 없다”던 백악관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아브라모프 부자(父子)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는 시사주간 타임의 보도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타임은 ‘보여 줄 수는 있으나 잡지 게재는 반대한다’는 취재원의 요청에 따라 사진을 싣지는 않았다.
일단 백악관은 “일부 사진들은 400∼500명이 참여한 가운데 백악관에서 열린 유대계 명절행사에 촬영된 것들”이라며 “온 가족을 동반하는 행사인 만큼 아브라모프 씨의 아들이 사진에 나온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아브라모프 씨는 주변 사람에게 “부시 대통령이 내 아들의 이름은 물론 학교 성적까지 기억한다”며 백악관 커넥션을 자랑해 왔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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