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워치]아직도 희미한 카탈루냐의 노래

  • 입력 2006년 1월 1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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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고향 카탈루냐의 새들은 ‘피스(Peace·평화), 피스’라며 노래합니다.”

1961년 백악관에 초청된 첼리스트 파블로 카살스는 카탈루냐 민요 ‘새의 노래’를 연주한 뒤 존 F 케네디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했다. 프랑코 정권에 밉보여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그의 슬픔이 담긴 발언이었다.

그 카탈루냐가 지금 다시 ‘평화’를 위협받고 있다. “카탈루냐가 더 많은 자치권을 원한다면 군을 투입해서라도 막아야 한다”는 스페인의 호세 메나 아과도(중장) 육군참모총장의 6일 발언 때문이다. 아과도 총장은 즉각 가택 연금됐지만 파장은 간단치 않다.

군을 자극한 것은 카탈루냐의 분리주의 움직임. 카탈루냐 의회는 지난해 9월 자치정부를 ‘국가’로 규정한 ‘카탈루냐 헌장’을 통과시켰다.

스페인 북동부의 카탈루냐 지역은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한 카스티야 지역과 언어도, 문화도 달라 역사적으로 사사건건 대립해 왔다. 카탈루냐의 바르셀로나는 19세기 초만 해도 스페인의 문화 수도였다.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 화가 살바도르 달리와 호안 미로, 그리고 남부 안달루시아 지역 출신인 파블로 피카소도 이곳에서 꿈을 펼쳤다.

중앙 정부는 그런 카탈루냐를 끊임없이 억압했다. 1939년 스페인 내전에 승리한 프랑코 총통도 사회주의와 분리주의 기류가 드센 카탈루냐를 눈엣가시로 여겼다.

카탈루냐의 새들은 언제 마음껏 ‘평화’를 노래할 수 있을까.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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