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젤리나… Cut&Run… 2005 美사회 유행어

  • 입력 2005년 12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froth.’ 맥주나 비누 등에서 나오는 거품을 뜻하는 영어단어다.

평범한 이 단어는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올해 5월 미국 주택시장을 설명할 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약간의 거품(froth)이 있다”면서 쓴 말이다. ‘froth’는 그린스펀 의장의 권위에 힘입어 짧은 시간에 ‘버블(bubble)’에 근접하는 위치로 올라섰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화제가 됐던 단어로 미국 사회를 되돌아보는 기사를 25일 게재했다.

두 사람 이름을 합성하는 것도 크게 유행했다. 보수 성향의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 내정자는 강한 보수성향으로 유명한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과 성향이 비슷하다며 ‘스캘리토’로 불렸다.

영화계에선 열애 중인 브래드 피트와 앤젤리나 졸리를 합쳐 ‘브랜젤리나’로, 올해 결혼한 데미 무어와 16세 연하의 남편 애슈턴 커처는 ‘애슈미’로 불렀다.

이라크전쟁 논쟁에서는 ‘cut and run(황급히 도망치다)’이 주목을 받았다. 원래 ‘닻줄을 끊고(cut), 출항하다(run)’에서 나온 이 말은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이 한 해병대 대령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미국 뉴스에 많이 등장했다. 당시 대령은 “겁쟁이는 황급히 도망치지만(cut and run) 해병대는 절대 그러지 않는다”고 말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강타했을 때 대부분의 미국인은 4등급 혹은 5등급(category 4 or category 5) 같은 용어에 익숙하게 됐다. ‘refugee(난민 또는 피난한 사람)’가 너무 강한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국내에서 다른 곳에 대피시킨 사람(internally displaced person)’이라는 표현이 많이 사용됐다.

전문직으로 성공한 여성들이 몸이 편찮은 부모를 돌보기 위해 일시적으로 일을 중단하는 것을 가리키는 ‘딸의 길(daughter track)’도 올해 각광을 받은 표현. 진화론에 대한 보수 기독교들의 조직적인 비판이 힘을 얻으면서 ‘지적설계론(intelligent design)’도 주목을 받았다.

지적설계론은 생물계가 너무 복잡해 인간이 진화의 결과로 탄생했다고 볼 수 없고 초월자가 창조에 개입했음이 틀림없다는 이론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