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亞日報 선정 2005 해외 10大 뉴스

  • 입력 2005년 12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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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지구촌은 자연재해와 각종 사건 사고로 얼룩졌다. 지진해일(쓰나미) 복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불어 닥친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파키스탄 대지진 앞에 인간은 한없이 무력함을 느껴야 했다. 영국 런던테러와 프랑스 소요사태의 이면에서 이슬람 사회의 좌절을 들여다 볼 수도 있었다. 화려하게 데뷔한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와 새 교황 즉위 소식은 어두웠던 마음에 위안을 주는 뉴스였다. 38년 만에 이뤄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철수, 유럽헌법 부결 파장, 중국 유인우주선 선저우 6호 귀환 등은 경합하다 아깝게 10대 뉴스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교황 베네딕토16세 “통합의 새 시대로”▽

“토투스 투우스(totus tuus·저는 전부 당신의 것입니다).” 로마가톨릭교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4월 초 이 말을 남긴 채 선종(善終)했다. 재위 26년간 인류의 평화와 화해에 기여했다. 이어 독일 출신의 베네딕토 16세가 제265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그는 교회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베네딕토 16세는 4월 24일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즉위 미사에서 “나의 뜻이 신자나 비신자 모두에게 미치기를 바란다”고 기도했다. 새 교황에 선출된 뒤 성베드로 광장의 신도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 작은 사진은 영면한 요한 바오로 2세.

▽워터게이트 ‘딥 스로트’ 확인▽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을 사임하게 만든 1972년 워싱턴포스트의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 보도의 딥 스로트(극비 제보자)가 마크 펠트(가운데) 전 미국연방수사국(FBI) 부국장으로 밝혀졌다. 펠트 전 부국장의 변호사가 본인의 증언을 월간지에 공개한 뒤 제보자 사후에 신원을 공개하기로 했던 워싱턴포스트가 5월 31일 이를 공식 확인했다.

▽7·7 英런던테러 56명 사망▽

9·11테러 이후 4년여 만에 다시 테러 공포가 휘몰아쳤다. 출근길 시민을 노린 7·7 영국 런던테러로 56명이 숨지고 700여 명이 다쳤다. 테러범들은 영국에서 태어난 자생적인 아랍계 이민자 2세들이었다. 유럽 국가들이 앞 다퉈 반(反)테러법 제정에 나섰고 인권 침해 논란이 확산됐다. 인도네시아 발리, 요르단 암만에서도 유혈 테러가 이어졌다.

▽허리케인… 强震… 대재앙 몸살▽

지구촌은 올해도 잇단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았다. 8월 29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 멕시코 만을 강타해 1306명이 숨지고 6644명이 실종됐다. ‘재즈의 도시’ 뉴올리언스는 순식간에 ‘유령의 도시’로 변했다. 10월 8일엔 파키스탄 동북부에 강진이 발생해 8만여 명이 숨지고 350만 명이 생활 터전을 잃었다.


▽조류인플루엔자 지구촌공포▽

‘21세기 흑사병’으로 불리는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아시아, 유럽 대륙을 휩쓸며 지구촌을 공포에 떨게 했다. 1959년 처음 발견된 AI는 가금류에서만 발생했으나 1997년 홍콩에서 인간마저 감염시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AI 변종 바이러스가 역병이 될 경우 1억 명 이상 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高… 高… 기름값 고공행진▽

자고 나면 오르고 또 올랐다. 8월 말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했다. 사상 최고치. 불안한 중동 정세에다 허리케인이 미국 석유시설을 강타하자 석유 수급 불안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12월 들어 유가가 60달러대 초반까지 내려왔지만 경제전망 기관들은 고유가가 앞으로 4, 5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불타는 佛… 무너진 톨레랑스▽

‘평등의 나라’를 자부하던 프랑스가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10월 27일부터 3주간 지속된 파리 외곽 소요사태로 9000여 대의 차량이 불타고 3000여 명이 체포됐다. 차별과 실업 때문에 소외감을 느껴 온 북아프리카계 이민 2세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 프랑스는 톨레랑스(관용)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고이즈미 독주… 꼬이는 日외교▽

일본의 9·11 중의원 총선에서 자민당이 15년 만에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뒀다. 개혁을 내세워 승리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독주가 시작됐다.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로 한국 중국과의 관계는 악화일로인 상황. 개헌과 자위대 군비 확충 등 우경화 움직임도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女총리 메르켈… 獨연정출범▽

11월 22일 독일에서 좌우 대연정이 36년 만에 출범하면서 첫 여성 총리 앙겔라 메르켈 시대가 열렸다. 이념이 다른 두 정당을 이끌며 재정적자와 실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시급히 해결해야 할 그의 과제. 정상들이 모인 유럽연합(EU) 예산안 막후 협상에서 외교력을 발휘해 데뷔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민주국가로” 이라크총선 완료▽

이라크에서는 연일 테러와 충돌, 납치 소식이 이어졌다. 그 와중에도 이라크 민주화 일정은 한발씩 진척됐다. 1월 제헌의회를 구성하기 위한 첫 자유선거를 치렀고 12월 15일에는 새 헌법에 근거한 총선이 끝났다. 남아 있는 과제가 많지만 여론조사 결과 주민들은 생활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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