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경찰 ‘고무탄 진압’ 논란

  • 입력 2005년 12월 2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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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이 한국 시위대에 고무탄을 쐈다는 주장이 나와 경찰의 과잉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전농 소속 강승규 씨가 17일 시위 도중 고무탄에 오른쪽 허벅지를 맞았다며 다친 부위를 보여 주고 있다. 홍콩=연합뉴스
홍콩 경찰이 한국 시위대에 고무탄을 쐈다는 주장이 나와 경찰의 과잉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전농 소속 강승규 씨가 17일 시위 도중 고무탄에 오른쪽 허벅지를 맞았다며 다친 부위를 보여 주고 있다. 홍콩=연합뉴스
홍콩 경찰이 반(反)세계무역기구(WTO)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한국 시위대에 고무탄을 쐈다는 주장이 나와 경찰의 과잉 대응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구속된 한국인 11명 중 일부는 23일 재판에서 혐의를 시인해 집행유예 등으로 풀려날 수 있을 전망이다.

강기갑(姜基甲) 민주노동당 의원은 21일 구속자 11명을 만난 뒤 홍콩 하버플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속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순천지부 소속 강승규 씨가 ‘경찰이 전방 5m에서 겨냥해 쏜 고무탄에 오른쪽 허벅지를 맞아 쓰러졌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구속된 강 씨는 “튕겨 나온 탄환이 직경 4cm 남짓의 동그란 검정 고무탄이었다”고 말했다고 강 의원이 전했다. 강 씨는 시위 적극가담자로 분류될 것을 걱정해 연행된 후 고무탄에 맞은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것. 그는 오른쪽 발에 멍이 들어 걷기가 힘들며, 19일 풀려난 전농 소속 농민 2명도 고무탄에 맞았으나 이를 밝히지 않고 귀국했다고 강 의원은 전했다.

홍콩 경찰은 시위 정도를 4단계로 나눠 1단계는 육탄 저지, 2단계는 최루액 및 물 분사, 3단계는 최루탄, 4단계(폭동 진압)는 고무탄을 사용한다.

조환복(趙煥復) 주홍콩 한국총영사는 “홍콩 경찰 책임자에게서 고무탄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으나 실제 사용했는지 다시 확인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23일 재판에서 시위자가 혐의를 인정하면 바로 판결이 내려진다. 이때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등을 선고받으면 추방 절차를 통해 풀려난다.

강 의원은 “구속자 상당수가 시위대 뒤편에서 행진이나 사진촬영만 했는데 왜 구속됐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이들이 무죄를 주장하면 법정공방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홍콩에 남은 시위대 일부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쿤퉁 법원 앞에서 단식과 함께 3000배(拜)를 하며 구속자의 석방을 촉구했다.

홍콩=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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