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words]佛이슬람교 청년들 “우린 인정받고 싶을뿐”

  • 입력 2005년 11월 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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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ge of French youth is a fight for recognition(프랑스 젊은이의 분노는 인정을 위한 투쟁이다)-11월 6일자 워싱턴포스트

“그들은 우리를 구더기라고 부른다.”

“우리도 프랑스 시민이다. 그러나 그런 대우를 못 받는다.”

“우리는 매일 차별을 겪는다.”

프랑스 이민 2세들이 분노하면서 워싱턴포스트에 쏟아낸 말이다. 신문은 여기에 ‘인정을 위한 투쟁’이란 제목을 달았다.

인정(認定)이란 말은 헤겔 철학의 ‘Anerkennen’에서 나온 것이다. 인간이 인간인 것은, 다시 말해 인간이 동물과 다른 인간인 것은 그저 먹고살 뿐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프랑스어로 번역한 장 이폴리트는 이를 ‘le d´esir de reconnaissance(인정의 욕구)’라고 불렀다. 헤겔에 따르면 인정 투쟁에 자기 생명을 걸지 않는, 명예와 위신을 세우기 위해 투쟁에 들어갈 수 없는 자는 노예일 뿐이다. 인간은 ‘주인’이 돼야 한다. 프랑스의 젊은 이슬람교도들이 원한 것은 빵도 아니고 자유도 아니다. 그들은 단지 인정받고 싶은 것이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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