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강한 보수성향 알리토판사 대법관에 지명

  • 입력 2005년 11월 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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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크게이트와 카트리나 재난 등 잇단 악재로 ‘제2기 징크스’ 탈피를 고민해 온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결국 공화당 내 보수적 정치기반 강화 쪽을 선택했다.

부시 대통령은 31일 오전 샌드라데이 오코너 연방대법원 대법관 후임자로 강한 보수 색채의 새뮤얼 알리토(55) 제3연방순회항소법원 판사를 지명했다. 이번 지명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해리엇 마이어스 백악관 법률 고문에 이어 세 번째로 이뤄진 것으로, 마이어스 고문이 보수파의 반대에 부닥쳐 자진 사퇴한 지 나흘 만이다.

부시 대통령은 “알리토 후보자가 연방검사와 판사로서 오랜 공직생활을 통해 최근 70년 동안 대법원 판사로 지명된 이들 가운데 가장 풍부한 경험을 가졌다”며 상원의 인준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판사 경력이 전무했던 마이어스 고문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강한 보수 성향으로 유명한 앤터닌 스칼리아 대법관과 성향이 비슷해 일명 ‘스칼리토’로 불리는 알리토 판사는 1990년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연방항소법원 판사로 임명됐다.

민권 낙태 등에 대한 사안에서 매우 보수적인 의견을 제시해 온 알리토 판사의 지명은 공화당과 보수파 그룹의 찬사를 받겠지만 민주당과 진보적 그룹에선 반발이 거셀 전망이다. 당장 그동안 좌우 균형자 역할을 해왔던 오코너 대법관의 후임에 보수 성향의 알리토 판사가 지명됨에 따라 대법원의 균형추가 보수 쪽으로 기울게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시 대통령의 이날 선택으로 당내 보수파의 반발 기류는 누그러뜨릴 수 있겠지만 민주당 측의 반발로 상원 인준 과정에서 필리버스터(의사진행 지연) 등의 또 다른 난관에 직면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망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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