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워치]뉴욕증권거래소의 ‘친디아’ 구애작전

  • 입력 2005년 10월 15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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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디아.’

중국(China)과 인도(India)를 합친 말이다. 13일 오후 뉴욕 맨해튼에 있는 외신기자센터에서는 ‘친디아의 힘’을 실감케 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존 테인 뉴욕증권거래소(NYSE) 최고경영자(CEO)가 이달 중으로 예정된 중국과 인도 방문을 앞두고 별도 브리핑을 자청한 것. 회견장은 평소와는 달리 중국과 인도 기자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세계 최대 증권거래소의 책임자로 미 뉴욕 월가를 대표하는 그는 이날 중국과 인도에 대한 찬사로 말문을 열었다.

“중국과 인도가 급속하게,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전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지 방문을 통해 미 자본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실제로 이미 NYSE에는 차이나유니콤, 페트로차이나 등 16개의 중국 기업이 상장돼 있다. 더구나 이들 회사의 시가총액은 3290억 달러(약 329조 원)에 이른다.

인도도 마찬가지. 타타모터스와 위프로 등 8개 기업이 NYSE에서 상장돼 거래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400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다.

NYSE의 ‘친디아 칭송’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도쿄(東京)와 홍콩에 이어 베이징(北京)에도 사무실을 열 계획이다. 성장성이 엿보이는 중국 기업을 미리 발굴하려는 발 빠른 움직임이다.

테인 CEO는 “중국에 머무르는 동안 수십 개 회사를 접촉할 예정”이라며 “NYSE만큼 좋은 자본시장을 찾기는 힘들다”며 기자들을 상대로 세일즈를 하기도 했다.

이날 NYSE의 구애(求愛) 작전에서 볼 수 있듯이 요즘 미국에서는 친디아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다. 투자은행들은 앞 다투어 중국과 인도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언론에서도 이미 ‘친디아’는 보통명사로 자리 잡았다.

반면 ‘코리아’에 대한 관심은 예전만 못하다. 휴대전화나 자동차와 관련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를 언급할 때 국가 이름을 간단히 걸치는 정도다. NYSE에 상장되는 한국 회사도 최근 들어선 눈을 씻고 찾아봐야 할 정도로 드물다.

물론 북한 핵 문제가 큰 이슈로 등장해 다른 측면에서 조명을 받기는 했지만….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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