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내밀고… 입 깨물고… 눈 깜박이고… 속마음 못감추는 부시

  • 입력 2005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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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박거리기, 몸 흔들기, 혀 내밀기….

각종 악재로 곤경에 처해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복잡한 심사를 엿볼 수 있게 하는 각종 보디랭귀지(몸짓으로 하는 표현)가 생생하게 TV 카메라에 포착됐다.

루이지애나 주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 현장을 8번째 방문한 11일 NBC TV 아침방송 ‘투데이’와 가진 현장 인터뷰에서였다. 워싱턴포스트 백악관 출입기자가 이 현장 인터뷰를 녹화한 비디오테이프를 이용해 부시 대통령의 보디랭귀지를 해부한 것이다. 인터뷰는 오전 6시 17분부터 14분 동안 이뤄졌는데 평소 기자회견 때 하반신을 가려 주던 연설용 탁자조차 없어 부시 대통령의 몸짓은 더욱 생생하게 드러났다.

칼 로브 백악관 비서실 차장의 리크게이트 관련 증언을 걱정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은 부시 대통령의 반응. 그는 눈을 두 번 깜박거린 뒤 혀로 입술을 축이고 다시 두 번이나 눈을 깜박인 뒤 “그 건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겠다”고 비껴갔다.

카트리나 늑장 대응에 관한 질문에는 24번, 허리케인 피해 주민과 이라크인들을 비교하는 질문에는 23번이나 눈을 깜박이거나 윙크하듯 찡긋했다.

해리엇 마이어스 대법관 내정자에 관한 질문에는 무려 37번이나 눈을 깜박이고 혀로 입술을 핥는 것은 물론 몸을 좌우로 세 번 움직이고 다리를 심하게 떨기도 해 착잡한 심사를 그대로 드러냈다.

인터뷰 내내 부시 대통령은 시선을 상하좌우로 계속 움직여 초조해 보이기까지 했다고 기자는 지적했다.

기자는 “부시 대통령의 친구나 가족들만이 최근 각종 사건으로 곤경에 처해 있는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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