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中 급속 밀착… 美견제 한목소리

  • 입력 2005년 6월 30일 0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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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중국이 유례없는 밀월관계로 돌입하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30일부터 나흘 동안 러시아를 국빈방문한다. 지난달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지 50일 만에 다시 모스크바를 찾는 것. 후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다음 달 4, 5일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와 6, 7일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선진 8개국+5개국(G8+5) 정상회의에도 나란히 참석할 예정이다. 두 정상이 1주일 동안 함께 움직이는 셈이다.》

▽양국 관계 확대=후 주석은 러시아 방문 중 미하일 프라드코프 총리와 상하 양원 의장 등 주요 국가 지도자들은 물론 경제계 문화계 등 각계 인사와 두루 만난다. 그만큼 양국 관계의 폭이 넓어졌다는 뜻. 50여 년 동안 계속된 국경 분쟁이 올해 초 완전히 해결되면서 양국 사이의 갈등은 일단 사라졌다.

우선 경제 분야 협력이 가장 눈에 띈다. 지난해 양국 교역은 전년에 비해 34.7%나 증가했다. 시베리아 에너지 공동개발과 중국의 서부 대개발 사업에 대한 러시아의 적극적인 참여가 대표적 사례다.

군사동맹도 위력적 수준이다. 러시아에서 가장 많은 무기를 사가는 나라가 중국이다. 2007년까지 러시아가 주문받은 무기의 41%는 중국으로 간다. 최신예 러시아제 무기로 무장한 양국 군은 8월 극동과 중국 랴오둥(遼東) 반도에서 육해공군을 모두 동원한 사상 최대의 합동군사훈련인 ‘번영 2005’ 작전을 벌인다.

전략폭격기와 순항미사일까지 동원한 이 훈련에는 수송기를 이용한 병력 이동과 상륙작전까지 포함돼 있어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

▽외교현안에서도 한목소리=냉전 이후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일방적인 독주에 대항하기 위해 시작된 양국의 공조는 ‘동맹관계’로 발전해 외교무대에서도 같은 목소리를 자주 내고 있다.

이번 양국 정상회담의 의제에도 양국 현안뿐 아니라 SCO 발전 방향과 유엔 개혁, 북한 핵문제까지 다양한 국제 현안이 들어 있다. 중앙아시아 지역의 안정을 위해 양국이 주도해 만든 SCO는 최근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며 독자 세력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먼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중국은 가장 먼저 러시아와 양자협상을 마치고 러시아의 가입을 지원하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의 측면지원에 힘입어 내년까지 WTO 가입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에 화답하듯 G8 회원국인 러시아는 최근 중국을 G8에 포함시키려는 의도 아래 G8의 확대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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