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중의원 의장 “고이즈미, 신사참배 중단하시오”

  • 입력 2005년 6월 8일 0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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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 요헤이(河野洋平·사진) 일본 중의원 의장이 7일 제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중단해야 한다는 역대 총리들의 촉구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에게 직접 전달했다.

고노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고이즈미 총리와 만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 “신중하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면서 1일 역대 총리 8명과 합의한 신사참배 중단 촉구를 전했다.

이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는 “잘 알겠다”면서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과 노무현 한국 대통령에게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에 대한 내 생각을 여러 차례 말한 만큼 이해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일본에서 현직 중의원 의장이 외교 문제에 관해 총리에게 고언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날 회동에는 한일의원연맹 일본 측 회장인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일본 총리도 동석했다.

이에 앞서 고노 의장은 1일 역대 총리 8명과 직접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해 “한국 중국과의 급격한 관계 악화는 간과할 수 없으며 그 원인 중 하나가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하고 이 같은 뜻을 고이즈미 총리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고노 의장은 집권 자민당의 온건파 리더로 일본 정계에서 한국 중국 등 인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합리주의적 정치인으로 통한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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