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창호 꺾은 中소년기사 “이세돌 나와라”

  • 입력 2005년 5월 19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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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야오예 4단
천야오예 4단
“천야오예(陳耀燁·16) 4단이 누구야.”

18일 열린 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16강전에서 이창호(李昌鎬·30) 9단이 천야오예라는 생소한 이름의 10대 중국 기사에게 대마를 잡히며 패하자 한국 바둑계가 깜짝 놀랐다. 이 9단은 이날 189수 만에 백으로 불계패했다.

세계대회에 첫 등장한 천 4단은 이번 대국에서 완승을 거뒀다. 그는 국후 복기에서 “이 9단이 중반 이후 실수를 했다”며 패착을 지적했지만 이 9단은 “달리 뒀어도 내가 불리했다”고 인정했다.

1989년 장시(江西) 성 출신인 천 4단은 2000년 5월 입단해 2002년 중국기원의 신예기사 양성소인 국가소년대에 들어갔다. 한국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 내에선 창하오(常昊·29) 9단과 구리(古力·22) 7단의 뒤를 잇는 신예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바둑계에선 그를 중국 갑조리그에서 8연승 중인 구링이(古靈益·14) 3단, 최근 조훈현(曺薰鉉) 9단을 격파한 리저(李哲·16) 4단과 함께 ‘삼두마차’로 부르고 있다.

천 4단은 계산 능력이 훌륭해 종반전이 강한 기사로 평가받는다. 뛰어난 실력 외에도 이세돌 9단과 같이 당찬 성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2003년 갑조리그에서 중국 바둑계의 기성(棋聖)으로 추앙받는 녜웨이핑((섭,접)衛平) 9단과 대국했다. 비록 패했지만 국후 복기에서 녜 9단의 잦은 실수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기분이 나빠진 녜 9단이 “건방진 놈”이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을 정도로 누구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성격이라는 것.

그는 이 9단과의 대국 후 소감에서도 “다음엔 이세돌 9단과 겨루고 싶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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