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지, ‘CEO 생존 5계명’ 보도

  • 입력 2005년 3월 22일 18시 00분


코멘트
0
‘회사 전용기’에서 ‘농구 선수’로.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28일자)는 미국의 최고경영자(CEO)의 삶을 빗대 이처럼 표현했다. 평상시 CEO의 삶은 고액 연봉과 전용기 등으로 대표됐지만 요즘은 울퉁불퉁하게 근육을 기르고 매일 ‘전투’에 나서는 농구선수와 같다는 것.

이는 미국 기업의 경영축이 CEO에서 이사회로 이동하면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으로 최근엔 CEO에게 전문지식과 경영능력뿐 아니라 건전한 사생활과 개인윤리를 요구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CEO는 ‘완전무결’해야=2월 9일 칼리 피오리나 HP 회장이 실적 부진으로 사임하고 이달 14일 AIG의 모리스 그린버그 회장이 물러나는 등 최근 세계적인 CEO들이 줄줄이 물러났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현상은 경영실적 부진은 물론 윤리적 문제로 물의를 빚은 경영자들을 기피하는 경영문화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데니스 코즈로프스키 전 타이코그룹 회장은 본부인 이외에 정부(情婦)를 둔 채 부하 여직원 2명과 주기적으로 혼외정사를 갖다 이사회의 문제제기로 얼마전 CEO 자리를 내놔야 했다. 오랫동안 보잉사를 이끌었던 해리 스톤사이퍼 사장도 연하의 여성 임원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알려지면서 CEO에서 해임됐다. 사생활이 복잡한 경영자는 기업 경영에서도 부정을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사회의 의견이었다.

이에 따라 텍사스의 한 배송회사처럼 새 CEO 영입 시 배우자와 자녀들을 동시에 면접하거나 CEO에게서 이사회로 의사결정 권한을 대폭 넘기는 기업이 늘고 있다.

▽CEO 생존법=뉴스위크는 변화된 경영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신법’도 소개했다.

‘잘리기 전에 먼저 물러나라.’ 마이클 아이즈너 디즈니 회장과 그린버그 AIG 회장은 10년 이상 CEO 자리에 머물렀다. 미국 예일대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소넌펠드 교수는 “이들은 20∼40년간 지배한 전제군주와 같다”고 꼬집었다. 경영자들은 대체로 CEO의 최대 재임 기간을 7∼10년으로 보고 있다.

‘세상이 더 투명해졌다는 사실을 직시해라.’ 피오리나 HP 회장은 딱딱한 회의와 사업계획을 중시했다. 하지만 ‘피오리나 스타일’은 경영진과 종업원 간의 격의 없는 대화를 중시하는 HP의 조직문화와 충돌을 일으켰다. 직원들의 불만은 인터넷, e메일, 블로그 등을 통해 예전보다 훨씬 빨리 퍼졌다.

‘후계자를 선택할 생각을 하지마라.’ 아이즈너 디즈니 회장은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사장을 밀었지만 조지 미첼 이사회 의장은 다른 인물들을 선호했다. 우여곡절 끝에 아이거 사장이 새 CEO가 되긴 했지만 이제 이사회가 독자적으로 CEO를 찾아나서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 됐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 좋아요
    1
  • 슬퍼요
    1
  • 화나요
    1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1
  • 슬퍼요
    1
  • 화나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