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오카 강진… 국내 곳곳서 진동느껴

  • 입력 2005년 3월 20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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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일본에서 발생한 강력한 지진과 관련해 기상청 등 우리의 관계 기관이 지진해일주의보를 늑장 발령하는 등 재난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10시 53분경 일본 규슈(九州) 지방 후쿠오카(福岡) 현 서북쪽 45km 해역에서 리히터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해 일본에서 1명이 숨지고 380여 명이 부상했다.

이 지진의 여파로 한국에서도 전국에 걸쳐 진도 2∼4의 지진이 감지돼 놀란 시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곳곳에서 소동이 빚어졌다.

▽늑장 대응=한국의 기상청이 지진해일(쓰나미·津波) 주의보를 내린 시각은 지진 발생 27분 뒤인 오전 11시 20분이었다.

또 소방방재청이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 지진 발생 사실을 통보하고 침수 예상 지역 주민의 대피를 지시한 시각은 오전 11시 18분으로 지진해일 도착 예상시간(오전 11시 30분)보다 겨우 12분 빨랐다.

다행히 지진해일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만약 진짜로 몰려왔다면 대피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큰 피해를 냈을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반해 일본 기상청은 지진 발생 4분 뒤인 오전 10시 57분 지진해일주의보를 내렸다.

▽한국 곳곳 대피 소동=이날 전국적으로 창문과 의자 등이 흔들렸으며 부산 등 남부 지역에선 백화점 쇼핑객들이 집단으로 대피하고 운행 중이던 엘리베이터가 정지하는 등 큰 소동이 빚어졌다.

또 이날 오전 11시 20분을 기해 남해안과 동해안, 제주도에 예상 파고 0.5m의 지진해일주의보가 내려졌지만 지진해일이 실제로 발생하지는 않아 낮 12시 반경 해제됐다.

▽일본 380여 명 사상=일본은 지진으로 1명이 숨지고 380여 명이 부상했다. 도로 곳곳에 균열이 생기고 낡은 가옥이 붕괴됐으며 대형 건물의 유리창이 깨졌다. 아직 구조작업이 계속되고 있어 사망 및 부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규슈 일대를 운행하는 고속열차 신칸센을 비롯한 모든 열차가 한때 정지하고 항공기 발착도 전면 중단됐다가 오후 2시 이후 운행이 재개됐다.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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