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核해법 온건 선회?…“외교해결-당근제공”

  • 입력 2005년 3월 14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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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란 핵문제 해법이 강경에서 온건으로 선회하는 조짐인가.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가 이란의 핵개발 포기를 대가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어 부시 행정부의 이란 핵 해법이 바뀌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강경에서 온건으로=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란 외무부는 하루 전인 12일 “어떠한 압력과 뇌물에도 이란의 적법한 권리를 포기할 수 없다”며 미국의 ‘인센티브’ 제의 약속을 거부했다. 해들리 보좌관은 이에 대해서도 “유럽과 이란이 협상을 하고 있는 과정인 만큼 놀랄 만한 얘기가 아니다”라고 개의치 않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11일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이란이 핵개발을 포기하는 대가로 이란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반대하는 입장을 철회하고 민간항공기 부품 수입을 허용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라이스 장관은 뿐만 아니라 이날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외교적 노력이 실패할 경우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지지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을 강력히 부인했다.

▽정책의 변화인가, 명분 쌓기용인가=미 행정부의 기류 변화는 부시 대통령의 유럽 순방 이후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1월 18일 라이스 장관의 ‘폭정의 거점’ 발언, 1월 20일 딕 체니 부통령의 이란 공격 시사 발언 등 미국은 그동안 이란과 타협할 의사가 없음을 거듭 밝혀 왔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2월 22일 유럽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준비를 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라며 외교적 해결을 시도할 용의가 있음을 비쳤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12일 “향후 미국의 핵 해법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명분 쌓기용’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견도 많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14일 이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속셈이 뻔히 드러나는 정책’이라고 분석했다. 인센티브를 제공해도 거절할 것임을 잘 알고 있는 미국이 이란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기 위해 사전 포석을 깔아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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