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고 짧게?…러 男性 평균수명 58.6세

  • 입력 2005년 2월 14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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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남성의 낮은 평균수명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러시아 국가통계위원회는 지난주 “러시아 남성의 평균수명이 58.6세로 방글라데시와 같은 저개발 국가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옛 소련 붕괴 직전인 1990년의 63.4세에 비해 15년 동안 4.8세 낮아졌다.

반면 여성의 평균수명은 73세. 러시아 남성은 여성에 비해 14년 이상 일찍 사망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과음에 과다 흡연과 스트레스, 병원치료 기피가 단명의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젊은이들의 건강도 안 좋기는 마찬가지. 군 당국은 “최근 징집된 신병들 중 마약중독자와 정신질환자가 많아 10%만 정상적인 군복무 능력을 갖춘 것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종양전문클리닉의 게오르기 마니하우스 원장은 “요즘 젊은이들이 옷도 잘 입고 체격이 좋아진 것 같지만 실상 건강 상태는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좋은 차와 미녀에게 기울이는 관심만큼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강에 대한 러시아 남성들의 의식은 100년 전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술 담배를 즐기는 것과 함께 웬만한 질병은 무시하는 것이 남자답게 보인다는 생각이다.

남성들의 단명으로 15년 동안 해마다 인구가 줄어들어 이제는 국가안보를 위협할 정도다.

국가안보회의 분석 결과에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러시아 여성은 현재의 1인당 1.3명 출산에서 2.4명으로 출산율을 높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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