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 150만명 영어 못한다

  • 입력 2005년 1월 20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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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성인 150만 명이 영어로 말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저학력 이민자들로 뉴욕 전체 성인의 4분의 1에 해당한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뉴욕시청 조지프 샐보 인구과장은 이날 “남유럽과 동유럽에서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된 20세기 초에도 뉴욕은 외국어를 쓰는 사람들로 넘쳐났다”며 “하지만 지금처럼 다양한 언어가 사용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뉴욕 시가 발표한 인구 및 이민 관련 자료에 따르면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성인 중 절반은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가정에서 살고 있으며 4분의 1은 어린이만 영어를 제대로 할 줄 아는 가정에 살고 있다.

영어를 못하는 뉴요커들이 집에서 사용하는 언어로는 스페인어가 51%로 가장 많고 중국어(13%), 러시아어(8%), 프랑스어(4%), 한국어(3%), 이탈리아어(3%), 폴란드어(2%)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해 뉴욕 시 전체 인구의 고졸 이하 학력자 비중이 27%에 불과한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학력이 낮았다. 이들 중 상당수는 모국어로도 글을 읽을 수 없는 사람들이다.

또 이들은 거의 대부분 외국에서 태어났으며 6%는 스페인어를 주로 사용하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태생으로 집계됐다.

이민자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시설이 곳곳에 마련돼 있지만 이민자들이 적당한 시설을 찾아가기가 힘들고 신규 이민자 상당수가 불법체류자여서 이들의 영어교육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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