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교육부, 부시 교육정책 홍보위해 방송인 매수 의혹

  • 입력 2005년 1월 9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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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트롱 윌리엄스
암스트롱 윌리엄스
미국 교육부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표적인 교육정책인 ‘낙제학생 방지법(NCLB·No Child Left Behind)’을 홍보하기 위해 유명 방송인에게 거액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8일 미 언론들은 저명한 흑인 방송인 겸 칼럼니스트 암스트롱 윌리엄스 씨가 2003년 말 교육부와 홍보계약을 한 케첨 사를 통해 NCLB를 홍보하는 대가로 24만1000달러를 지원받았다고 보도했다.

윌리엄스 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TV 프로그램, 방송 토론, 주요 일간지에 동시에 게재되는 신디케이트 칼럼을 통해 NCLB를 적극 지지해 왔다.

그는 또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방송인 스티브 하비 씨를 설득해 로드 페이지 교육장관을 방송에 두 번 출연시키도록 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이에 대해 윌리엄스 씨는 자신의 거래를 비윤리적이라고 비난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면서도 “나는 그 정책이 옳다고 믿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부시 행정부가 은밀한 여론조작과 정상적인 정책홍보 사이에서 미묘한 줄타기를 하다 적발된 것”이라며 보건부의 의료개혁 홍보 광고와 백악관의 약물 오남용 방지 캠페인 광고를 비슷한 사례로 지적했다.

하원 교육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조지 밀러 의원은 “납세자들의 돈을 매우 의심스럽게 사용한 것이며 불법적인 일”이라며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제안했다.

또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을 포함한 일부 상원의원들은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뉴스가 정부 정책을 편들도록 언론인을 매수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비난했다.

LA타임스, 시카고 트리뷴 등을 거느린 언론그룹 트리뷴 사는 8일 윌리엄스 씨의 신디케이트 칼럼 게재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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