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지진]‘한반도 2배’ 수마트라섬 36m 이동

  • 입력 2004년 12월 28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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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시아 지역에서 26일 발생한 강력한 지진은 인근 섬들의 위치를 이동시키고 고도를 변하게 하는 등 지구 지형의 변화까지 만들어냈다. 과학자들은 또 이번 지진의 영향으로 지구축이 변화돼 앞으로 크고 작은 지진이 잇따라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마트라 섬이 움직였다=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서부 해저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9.0의 이번 지진으로 인근 섬들이 20m 이상 이동했다고 미국 지질학자들이 27일 말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켄 허드너트 연구원은 “이번 지진은 지구 지형을 바꿔놨다”면서 “수마트라 섬은 남서쪽으로 36m 이동했으며, 수마트라 남서부 섬들도 역시 같은 방향으로 20m 정도 움직였다”고 밝혔다. 수마트라 섬은 한반도 면적의 2배에 해당하는 47만3606km². 이번 지진의 위력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USGS 지진정보센터 스튜어트 시프킨 소장은 “이번 지진은 호주·인도 지각판이 유라시아 지각판의 밑으로 끼어들면서 발생했기 때문에 수마트라 인근 섬들의 고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지구의 축도 바뀌었다=지형의 변화는 지구의 자전축까지 다소 변경시켰다고 과학자들은 진단했다.

허드너트 연구원은 “이번 지진이 발생한 뒤 지구축이 다소 변화했고 지구 운동의 미묘한 변화가 감지됐다”고 밝혔다. 지구 자전축의 기울기는 약 23.5도. 장기간의 얘기이긴 하지만 이론적으로 이 기울기가 줄어들면 여름에 덜 덥고 겨울은 덜 춥게 된다.

한국지진연구소 김소구(金昭九) 소장은 “지구축이 움직이면 지진이 발생한다”면서 “반대로 큰 지진이 일어나도 지구축이 변화되는 등 지구 자전축과 지진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또 “지구 밀도 균형이 깨졌기 때문에 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엉뚱한 곳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등 왕성한 지진활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26일 하루 동안 중국 윈난(雲南) 성에서는 47건의 지진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번 지진과의 상관관계는 입증되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이번 지진이 규모상으로는 1900년 이후 4번째로 강력하지만 지각을 심하게 뒤틀어 놓는 등 지각변동에 미친 영향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지진파 지구 3바퀴 돌아=일본 과학자들은 이번 지진의 파장이 지구를 3바퀴나 회전했다고 밝혔다.

일본 나가노(長野) 시에 설치된 정밀지진관측실의 지진계는 지진 발생시점에서 6시간이 지난 26일 오후 4시까지의 측정 결과 진원을 출발한 지진파가 지구를 북동쪽 방향으로 3회전, 남서쪽 방향으로 2회전한 사실을 관측했다. 북동쪽 방향의 회전은 지진 발생 후 각각 20분, 3시간, 5시간 시점이었으며 남서쪽 회전은 각각 2시간, 4시간 40분 시점으로 파악됐다.

일본 기상청은 “아시아 남부를 강타한 지진파가 일본에서도 감지됐으며 역사적으로나 지진학적으로 거대한 지진임이 지진파의 지구 회전으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해상보안청은 지진으로 발생한 해일이 진원에서 8900km 떨어진 남극의 일본 쇼와(昭和)기지에서도 관측됐다며 27일 오전 2시 10분에는 남극 해상에서의 파고가 73cm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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