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술 美軍부대 피습 22명 사망

  • 입력 2004년 12월 21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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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낮 12시경(현지 시간) 이라크 북부 모술 인근에 주둔 중인 미군 올림피아 특수부대 기지에서 수차례 폭발이 일어나 미군과 이라크인 22명 이상이 숨지고 50여 명이 부상했다.

CNN과 AP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이날 “모술의 미군기지에 저항세력의 소행으로 보이는 로켓과 미사일 공격이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최소 22명이 사망하고 50여 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사망자 가운데 미군이 몇 명인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이처럼 많은 미군과 이라크군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2003년 11월 미군 헬기가 서로 충돌해 17명의 미군이 사망한 이후 처음이다. 모술은 미군의 팔루자 점령으로 흩어진 저항세력이 집결한 곳으로 최근 들어 미군과 이라크 군경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날 공격은 400여 명의 미군과 이라크 보안군이 마침 점심식사를 하던 식당을 겨냥했으며, 이에 따라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앞서 이날 오전 모술 시내에서는 수백 명의 학생들이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박혜윤 기자 parkhyey@donga.com


▼식사중 미사일 ‘꽝’… 아비규환▼

이라크 수니파 저항세력이 21일 북부 모술에서 미군 기지를 공격해 7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모술이 테러의 중심무대로 급부상했다. 모술은 총선에 반발하는 강경 수니파가 장악한 지역인 데다 미군의 팔루자 점령 이후 외부 테러조직이 대거 유입된 곳이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이날 미군 지휘관의 말을 인용해 “모술이 내년 1월 30일 총선을 무산시키려는 저항세력들의 제1거점으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반격에 나선 저항세력=저항세력은 이날 낮 12시 모술 남쪽 5km에 위치한 알 가즐라니 기지 식당을 로켓과 미사일로 집중 공격했다. 미군이 점심식사를 위해 모인 것을 겨냥한 것. 당시 식당에는 400∼500명의 미군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자 중에는 이라크인도 있으나 미군이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급진 수니파 저항세력인 ‘안사르 알 순나’는 공격 직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이날 ‘순교작전’은 기지 식당을 겨냥한 것이었다”며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20일에는 모술 인근 키르쿠크로부터 110km 떨어진 파타 지역의 송유관이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불타 터키로의 석유 수출이 중단됐다.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를 이끄는 오사마 빈 라덴 씨는 최근 석유시설 파괴를 저항세력에 주문한 바 있다. 한국군이 주둔한 아르빌은 모술과 승용차로 1시간 거리에 있다.

11월 한 달간 테러공격으로 숨진 이라크 군인과 경찰은 100명이 넘었다.

▽모술로, 모술로=IHT에 따르면 지난달 미군이 팔루자를 점령한 이후 요르단 출신인 국제 테러리스트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 씨를 추종하는 세력 500∼700명이 모술로 숨어들었다. 기존 수니파 저항세력에 외국의 용병까지 가세하고 나선 것.

모술은 원래 쿠르드족 지역이었으나 1939년 유전이 발견되자 수니파인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이 수니파를 대거 이주시켰다. 이 때문에 미군의 이라크 점령 이후 후세인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급진 수니파들이 테러조직 ‘안사르 알 순나’를 조직해 미군을 공격해왔다.

저항세력의 최대 목표는 내년 1월 총선을 무산시키는 것. ‘안사르 알 순나’는 “모든 이슬람 신자는 총선에 불참하라는 신의 부름에 응답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교묘해지는 저항=IHT에 따르면 저항세력은 ‘파트타임 행동대원’을 고용하며 조직을 확장하고 있다. 로켓추진총유탄(RPG)을 쏠 ‘파트타임’ 전사 1명에게 100∼200달러(약 10만5000∼21만 원)를 지급한다는 것. 감시가 심해지면서 ‘일당’은 최근 크게 오르고 있다. 저항세력 자금은 시리아 등지에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이 추산하는 이라크 내 저항세력은 총 1만1000명에서 최대 2만 명. 이 가운데 2200∼3300명이 핵심이며, 파트타임 대원은 6100∼1만200명으로 추산된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박혜윤 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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