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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2월 6일 22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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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성권(李成權) 의원의 정책비서(비상근)로 일하고 있는 일본인 나카후지 히로히코(中藤弘彦·41·경희대 국제정치학과 박사과정) 씨는 6일 국회 법사위에서 벌어진 국가보안법 폐지안 상정 소동을 지켜본 뒤 이같이 말했다. 덕성여대에 출강하면서 1주일에 2, 3번 국회에 나와 이 의원의 해외관련 업무를 돕고 있는 그는 일본 주오(中央)대 졸업 후 수년 간 일본 중의원에서 비서로 일한 바 있어 한일 간 정치 행태를 비교하는 게 ‘일과’라고 한다.
나카후지 비서는 “끝까지 타협하고 협조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직까지 정치권이 국민들의 눈을 별로 의식하지 않는 듯하다”며 “어느 책에서 1947년 일본 국회 의사당에서 술에 취한 의원들이 회의장을 점령하고 심지어 소변까지 보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그때 일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느 나라 정치권에서나 여야 또는 의견이 다른 세력 간의 욕설과 고성은 있을 수 있지만 최소한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며 “일본 정치인들은 언론 앞에서는 자제하는데 한국 정치인들은 오히려 언론 앞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내더라”고 꼬집었다.
그는 법사위 소동 직후 김원기 국회의장의 국보법 폐지안을 정치권 전반에서 논의하자는 제안이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양보할 것은 해가면서 싸워야 서로 얻는 게 있지 않겠느냐”며 “파국까지는 안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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