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법륭사서 백제 벽화파편 60점 발굴

  • 입력 2004년 12월 2일 15시 06분


코멘트
고구려 승려 담징이 그렸다는 금당(金堂) 벽화가 소실된 일본 천년사찰 호류지(法隆寺)에서 사찰 창건 당시의 것으로 추정되는 벽화 파편 60점이 발굴됐다고 일본 언론들이 2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파편이 서기 607년경 사찰을 창건한 쇼토쿠태자(聖德太子)가 꿈꾼 불교의 이상세계를 그린 벽화의 일부이며 그림을 그린 이는 백제 등 한반도에서 건너간 화공집단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본 나라(奈良)현 이카루카초(斑鳩町) 교육위원회는 호류지 남문쪽 터에서 불에 타 색깔이 변한 60점의 벽화 파편을 발굴했다. 파편은 가장 큰 것이 세로 4㎝, 가로 5㎝의 크기로 붉은색 안료가 비교적 선명하게 남아 있는 것도 있으나 복원은 불가능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 벽화는 사찰이 창건된 7세기 초에 그려진 것으로 보인다"며 제작시기가 지금까지 일본 최고(最古)의 채색벽화로 알려진 금당벽화(700년 전후)보다 반세기 이상 앞섰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나라현의 또다른 사찰인 주구지(中宮寺)에 전해지는 그림인 '덴쥬고쿠만다라슈쵸(天壽國曼茶羅繡帳)'와 이번에 발견된 벽화 파편의 그림 양식이 유사한 점에 주목해 당시 백제에서 건너온 화공집단이 그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세계 최고의 목조건물인 호류지에는 고구려 승려 담징이 그린 것으로 전해진 12면 벽화가 있었으나 1949년 보수공사 도중 화재로 소실됐으며 이 벽화는 이후 일본인 화가들에 의해 복원됐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