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들 한국 경제자유구역 평가 ‘4개국중 꼴찌’

  • 입력 2004년 11월 29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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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제자유구역은 세금 혜택이 싱가포르, 홍콩, 중국 상하이 등 경쟁지역에 비해 적고 정부 관료의 질이 가장 낮으며 지리적 위치도 열악하다.”

한국에 진출해 있는 외국 기업인들이 인천 부산 광양 등에 세워지고 있는 경제자유구역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또 외국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은 경제자유구역에 대해 잘 모르고 있어 자칫 경제자유구역이 외국 기업의 관심에서 멀어진 ‘지역개발 사업’의 하나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9일 한국에 있는 외국 기업 95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주한 외국 기업인 인식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자유구역은 총체적 경영환경 평가에서 5점 만점에 3.37점을 받는 데 그쳤다.

이는 경쟁지역인 싱가포르(3.85), 홍콩(3.61), 상하이(3.39) 등과 비교해 가장 낮은 것.

경제자유구역은 특히 조세 인센티브(3.19), 정부 관료의 수준(2.47) 등에서 경쟁지역 중 최저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싱가포르는 조세 인센티브(3.94), 정부 관료의 수준(4.06), 생활여건(4.09) 등 5가지 부문과 총점에서 1위를 차지했다.

외국 기업인들이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도 경쟁국에 비해 불리했다.

한국에 대해 ‘긍정적 이미지가 없다’는 응답자는 16%로 싱가포르(0%), 상하이(4%), 홍콩(5%) 등에 비해 부정적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 한국 정부와 관련해 ‘시장 친화적 정부정책’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응답자는 6%에 불과했으나 경쟁국인 홍콩은 28%, 싱가포르는 21%나 됐다.

이와 함께 외국 기업의 76%는 ‘경제자유구역에 대해 구체적 내용을 모른다’, 6%는 ‘전혀 모른다’고 답해 전체의 82%가 경제자유구역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 동북아팀 손경숙(孫京淑) 차장은 “경제자유구역이 경영환경 등 경쟁력 측면에서 경쟁국에 비해 불리한 데다 홍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인 한국의 경제자유구역이 성공하려면 경쟁력을 제대로 분석해 차별적 마케팅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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