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아이티에 한국군 파병 요청

유엔이 권력공백 상태에서 무장 정파간 충돌로 혼란을 겪고 있는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 한국군을 평화유지군으로 파병해 줄 것을 요청했다.

주유엔 대표부 관계자는 24일 "최근 유엔 사무국 평화유지국이 아이티에 한국군 공병 1개 중대 150명을 파견해줄 것을 공식요청해 왔다"고 말했다.

유엔은 아이티 평화유지군 구성을 위해 한국 외에도 여러 나라에 파병을 요청했으며 이들 나라들은 수락여부를 검토중이다.

유엔 대표부 관계자는 "한국이 동티모르에 파견한 평화유지군이 우수한 활동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이후 세계적으로 평화유지군이 필요해지면 한국에 우선적으로 파병요청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4월 8000명 규모의 평화유지군을 아이티에 파견토록 결정한데 따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 주도의 평화유지군이 아이티에서 활동하고 있으나 현지 치안을 유지하기에는 병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티모르에 파견됐던 한국군은 임무를 마치고 철수했으며 현재 유엔 평화유지군에 파견된 한국군은 아프리카 서사하라 지역의 20명이 전부이다. 또 한국군은 다국적군의 일환으로 이라크 자이툰 부대에 대규모 병력이 파견돼 있다.

아이티에서는 2000년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난 총선 후 선거부정 시비가 일면서 정국이 불안해졌으며 올 3월 무장세력의 봉기로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무정부 상태로 비화했고 무장파벌간 충돌로 치안이 극도로 불안한 상황이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