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11월 19일 18시 4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기념도서관 개관식을 축하하기 위해 지미 카터,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부 그리고 조지 W 부시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공화당과 민주당의 VIP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화기애애한 농담과 웃음으로 서로를 치켜세웠다. 이날만큼은 보수와 진보, 공화와 민주로 갈라진 미국은 없는 듯 보였다.
1992년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패했던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은 반 익살조로 자신의 경쟁자였던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 대해 소회했다.
“간단히 말해 그는 천부적이었다. 모든 것을 너무 쉽게 해냈고. 아, 나는 그런 그를 얼마나 싫어했는지….”
폭소가 터졌다.
아버지에 이어 이번에는 아들 부시 대통령이 클린턴 전 대통령을 극찬하기 시작했다. “그는 우리나라를 낙관과 애정으로 이끌었다”며 “자신의 일에 모든 것을 바친 그에게 미국은 두 번의 임기를 허락함으로써 그의 애정에 보답했다”고 말했다.
심장수술을 받은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이에 질세라 웃음을 머금고 화답했다.
“부시 대통령의 아이오와 연설을 처음 듣던 날 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그는 매우 뛰어난 정치가다. 그가 우리를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붉은색(공화당)과 푸른색(민주당)으로 갈려 치열했던 최근 대선의 후유증을 의식한 듯 쏟아지는 빗속에서 열변을 토했다.
“오늘 우리는 모두가 (성조기의 삼색인) 붉은색과 흰색, 푸른색일 뿐이다.”
2008년 대선 민주당 후보로 벌써부터 언급되는 그의 아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딸 첼시도 전 세계에서 모여든 3만여명의 내외 귀빈들을 맞았다.
이 중에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케빈 스페이시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눈에 띄었다.
세계적 록 밴드 U2의 보컬 보노가 축하 기념공연 무대에 올라 ‘비가 내리면(When the Rain Comes)’을 열창했다.
AFP 통신은 이날 개관식에 대해 “미국의 화합을 강조한 클린턴 전 대통령다운 화려한 한 편의 쇼였다”고 평가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