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르카위 팔루자 탈출” 이라크 새 불씨로

  • 입력 2004년 11월 14일 18시 09분


코멘트
미군과 이라크 과도정부는 팔루자 공격 일주일째인 13일 팔루자 전역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외파 저항세력을 이끄는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팔루자를 탈출해 미군과 성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저항세력의 공격은 이라크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또 다수파인 수니파 종교지도자들은 이날 미군의 팔루자 공격을 ‘대학살’로 비난하며 일주일간의 총파업을 촉구하는 등 이라크 정국이 술렁이고 있다.

▽정복 아닌 점령=미군 장교들은 이날 “팔루자는 점령됐다. 하지만 완전히 정복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라크 보안군 고문인 카셈 다우드도 이날 “여명작전(Operation Dawn)은 완료됐으며 잔당 소탕작전을 통해 없애야 할 악성 분자들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

미군의 한 장교는 “다음 작전은 집집마다 수색하면서 부비트랩을 제거하고 숨어 있는 게릴라를 소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날 미군은 그동안 통제했던 구호단체 이라크 적신월사(RCS·적십자와 같은 인도구호단체) 트럭 4대의 팔루자 진입을 허용해 팔루자 치안통제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자르카위

이번 팔루자 대공세로 미군은 최소 24명이 숨지고 400여명이 부상했으며 저항세력은 1000여명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생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젠 모술인가?=미군이 팔루자를 장악했으나 이라크 전역의 치안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특히 테러조직을 이끄는 자르카위가 건재한 것으로 나타나 치안불안이 더 악화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라크 과도정부 인사들은 “2500만달러의 현상금이 걸린 자르카위와 수니파 저항세력 지도자인 압둘라 알 자나비가 탈출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13일 팔루자에서 입수한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자르카위가 이끌고 있는 ‘이라크 성전을 위한 알 카에다 기구’ 등 11개 이슬람 무장단체가 ‘성전을 팔루자 이외에 이라크 전역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자르카위는 우선 북부 모술을 새 거점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인구 100만명의 모술은 팔루자처럼 주민들의 반미정서가 강해 테러 지원세력이 많을 것으로 보기 때문. 벌써부터 모술에서는 저항세력이 경찰서, 관공서 등에 대한 공격을 시작해 미군은 팔루자에 투입했던 제25보병사단 제5여단 1대대를 급파했다.

▽새로운 국면=모술 외에도 바그다드, 라마디 등 이라크 전역에서 저항세력의 공격이 잇달았다. 미국대사관과 이라크 과도정부 청사가 있는 바그다드 중심부 그린 존에는 로켓 포탄이 떨어졌으며 유프라테스강 유역 카임과 히트, 라마디 등에서도 교전이 벌어졌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