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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0월 15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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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녀는 그 일로 '왕따' 학생이 됐다.
"제가 공화당 지지 배지를 달고 처음 학교에 갔을 때 애들은 웃으면서 장난인가고 물었어요. 하지만 진심인 것을 알자 모두가 저를 KKK단원을 보듯이 하더군요. 가까운 친구가 싸움을 걸어왔는데 말리는 애도 없었어요."
뉴욕에서 태어나 4년 전 파리에 온 로케가 공화당을 지지하는 이유는 공화당 집안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물론 먼 조상 중 한명이 민주당에 투표한 적도 있었다고 들었다.
로케 자신도 부시 대통령이 싫지 않다. 3차 TV토론 때 모든 친구들이 부시 대통령을 비웃었지만 그녀는 그가 재선되면 경제를 발전시키고 세계정세를 수습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물론 다 맘에 드는 것은 아니에요. 동성애자에 대한 정책은 마음에 들지 않아 아버지와 다투고 집에서 쫓겨난 적도 있거든요."
지금은 다른 학생들의 비웃음을 당당히 견디고 있지만 예전에는 힘들어 부시 반대파로 가장한 적도 있었다.
"9·11테러가 일어난 직후 부시이름에 가로줄이 그어져 있는 배지를 달고 학교에 나갔어요. 그랬더니 애들이 저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미소를 던졌어요. 역겨웠지만 어쩔 수 없이 참았어요."
하지만 그 생활도 오래가지 못했다. "공화당 놈들은 모두 죽여야 한다"는 한 학생의 말에 인내심이 한계에 이른 것.
"지금은 당당하게 애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해요. 물론 대다수는 말을 들어주지도 않지만 한명을 설득한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얼마 못가 친구들에게 돌아가더군요."
말을 마치며 로케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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