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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0월 6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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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만의 유물이 아닌 인류 공동의 귀중한 유물이라는 생각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은 전쟁과 내전으로 박물관이 약탈당하고 유물이 파괴되는 참상을 겪었다. 최근 복구와 정비에 들어갔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조지 관장은 “미군이 바그다드로 진격하던 지난해 4월 10일부터 사흘 만에 바그다드의 국립박물관이 모두 약탈당했다”면서 “약탈된 유물 1만5000여점 중 5000여점은 이라크 시민들이 거래되는 유물을 사서 가져오거나 자진해서 반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르단 1054점, 미국 600여점, 이탈리아 400여점, 터키 300여점, 시리아 200여점 등 해외 유출이 확인된 것만 해도 모두 2500여점에 이른다”면서 “하지만 이라크의 불안한 정국 때문에 유물의 안전이 염려돼 아직 반환 협상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 관장은 “미군의 협조를 얻어 ‘유물 경찰(Antiquity Police)’ 1500명을 구성해 폐쇄된 이라크 국립박물관과 유적지들을 순찰하고 있지만 아직도 유적지에서 도굴해 밀반출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마수디 관장은 “1992년 친소 모하마드 나지불라 정권이 무너지고 이슬람 세력간의 내전으로 카불 국립박물관 건물이 파괴됐다”면서 “다행히 1989년 박물관의 유물을 반으로 나눠 시내 모처에 숨겨두었기에 일부 유물은 온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탈레반 정권이 들어서면서 1500년 된 바미안 석불을 비롯해 전국 3000여개의 불상이 파괴됐고, 1996∼2000년에 전국 박물관의 유물 70%가 약탈당했다고 마수디 관장은 전했다.
두 관장은 “유네스코를 비롯해 미국 일본 등의 지원이 있지만 유물을 보수 관리할 전문가와 보존처리에 필요한 화학약품이 크게 모자란다”며 “한국 정부의 어떠한 지원도 환영한다”고 입을 모았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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