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여객기 연쇄폭발]테러라면… 체첸반군 소행 ‘0순위’

  • 입력 2004년 8월 25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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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민간 항공기 연쇄 추락사건이 테러에 의한 것이라면 배후로는 체첸 분리 독립세력이 가장 먼저 지목된다. 체첸은 1991년 러시아연방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이후 끊임없는 테러와 게릴라전으로 러시아를 괴롭혀 왔다.

▽러시아의 화약고=러시아 내 자치공화국인 체첸은 ‘러시아의 화약고’로 통한다.

1991년 체첸이 독립을 선언하자 러시아군은 94년과 99년 두 차례에 걸쳐 체첸을 침공했다. 89개 지방에 100여 소수민족이 사는 러시아의 선택은 강경 진압이었다.

제1차 침공 당시 지리에 어두운 러시아군이 시가전에서 체첸반군에 밀리자 러시아는 ‘초토화 전략’으로 작전을 변경했다. 두 달 동안 수도 그로즈니에 무차별 폭격을 가해 민간인 2만5000명을 살상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러시아는 2000년 그로즈니를 점령하고 친러 정부를 수립해 사태를 진정시키는 듯했다. 그러나 체첸반군은 남부 산악지대를 중심으로 게릴라전을 펴면서 항전을 계속했다. 체첸반군의 목표는 이슬람공화국 수립.

▽전장 없는 전투=게릴라전과 함께 체첸반군의 가장 효과적인 전술은 테러. 올 5월에는 그로즈니에서 아흐마트 카디로프 체첸 대통령이 테러로 피살됐다.

체첸반군의 테러는 러시아 전역이 대상이다. 지난해 8월 러시아군 주둔 본부가 있는 세베로오세티야공화국 모즈도크 병원 폭탄테러나 올해 2월 모스크바 지하철 테러 등이 예.

지난해 7월에는 모스크바의 한 콘서트장에서 여성 2명이 자살 폭탄을 터뜨리기도 했다.

▽테러를 이끄는 반군 지도자들=체첸반군의 대표적 지도자는 아슬란 마스하도프. 반러 정권의 대통령이다. 러시아 정부에 의해 국제형사기구(인터폴)의 국제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라 있으며 러시아 당국의 추적 대상 1호다. 옛 소련군 대령 출신으로 94년 이후 대러 항쟁을 이끌고 있다. 마스하도프는 최근 “29일로 예정된 체첸 대통령 보궐선거를 저지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가장 두려워하는 반군 지도자는 샤밀 바사예프다. 지금까지 크고 작은 수십 차례의 테러를 배후에서 주도했다. 1995년 러시아 남부 부됴노프스크 병원 유혈 인질극과 2002년 모스크바 극장 인질사건 등을 지휘했다. 최근에는 젊은 여성을 이용한 자살폭탄테러를 조종하고 있다.

체첸반군에는 이슬람 세계에서 몰려온 지원병들도 있다. 아랍 출신의 아부 알 발리드는 다른 테러조직과 체첸반군의 연계를 돕고 있다. 요르단 출신으로 체첸전에 가담한 유명한 테러리스트 하타프는 2002년 러시아군에 의해 사살됐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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