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암’ 佛 안시 애니영화제 大賞

  • 입력 2004년 6월 13일 19시 01분


애니메이션 ‘오세암’(감독 성백엽·사진)이 13일 끝난 제28회 프랑스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대상인 ‘안시 크리스탈 2004’(Cristal d’Annecy 2004)’를 받았다.

안시 영화제는 세계 최고 권위의 애니메이션 축제로 한국 작품이 대상을 받은 것은 2002년 ‘마리 이야기’(감독 이성강)에 이어 두 번째다. ‘오세암’은 장편부문에서 빌 플림턴 감독(미국)의 ‘헤어 하이(Hair High)’, 대니얼 로비쇼드 감독(캐나다)의 ‘P3K 피노키오 3000’ 등 4편의 경쟁작을 물리치고 최고상을 받았다.

안시에 체류 중인 ‘오세암’ 제작사 마고21의 이정호 대표는 13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심사위원단이 만장일치로 ‘오세암’을 선정했다”며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노는 장면에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배어나오는 등 동심을 잘 표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오세암’은 영화제 동안 다섯 차례 상영됐으며 서양인 관객들이 매번 눈물을 글썽이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불교적 세계관을 담고 있는 ‘오세암’은 동화작가 정채봉씨(2001년 별세)가 쓴 동명의 동화를 각색한 작품으로 지난해 5월 국내에서 개봉됐다. ‘한 번이라도 엄마를 부르는 것’이 소원인 다섯 살 고아 소년 ‘길손이’가 절에 머물며 깨달음에 이른다는 줄거리다.

이날 단편부문에 출품한 박세종 감독의 ‘축 생일’도 신인감독상을 받아 한국 애니메이션의 기량을 인정받았다. ‘축 생일’은 6·25전쟁 때 고아를 주인공으로 전쟁의 비극을 고발한 작품.

올해 안시 영화제에서는 ‘한국애니메이션 특별전’이 열려 두 수상작을 비롯해 ‘망치’(감독 안태근), ‘인생’(감독 김준기), ‘왕후 심청’(감독 넬슨 신) 등 52편이 특별 상영됐다. 이 대표는 “국제무대에서 갈채를 받는 것과 달리 한국 관객들이 오히려 우리 애니메이션을 홀대하고 있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그런 선입견들이 불식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