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엔 역시 부족(部族) 체제”

  • 입력 2004년 6월 8일 15시 41분


미군이 이라크 통치를 위해 다수파인 시아파, 쿠르드족, 망명 인사 등에 차례로 기대를 걸었다가 시행착오로 판명되자 결국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 수백 년 된 부족체제라고 뉴욕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지난주 미군은 이라크인들의 요구에 굴복해 최대 부족 중 하나인 샤마리족 지도자 가지 알 야와르의 과도정부 대통령 선출을 받아들였다. 미군은 또 최근 영향력 있는 부족 지도자들을 팔루자 경찰청장, 바그다드 시장 등에 임명하는 조치를 취했다.

국가 기능이 약화되고 다수 종교, 종족 지도자들이 다투는 상황에서 부족은 사회를 통합하는 최선책이 될 수밖에 없다. 이라크인 중 40% 가량은 부족에 강한 소속감을 가지고 있으며 샤마리족의 경우 시아파, 수니파, 아랍인, 쿠르드족과 영세 농민, 사업가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것.

과거 이라크를 통치했던 오토만 터키제국, 영국, 후세인 바트당도 부족장들을 이용했다. 부족을 탄압하던 후세인도 걸프전 패전 후에는 부족장들을 우대하면서 그들에게 일부 치안업무와 공공업무를 맡겨 혼란을 잠재웠다.

물론 각 부족장은 제한된 영향력을 가질 수밖에 없어 영구적인 이라크 통치체제 확립에 직접 영향을 주기보다는 현 상태의 분열을 봉합하는 역할을 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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