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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7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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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올해 동남아 경제는 조류독감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후유증에 고유가 및 중국의 긴축으로 인한 부담으로 고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대다수 동남아 국가들이 1·4분기(1∼3월) 경제성장률을 6∼7%대로 끌어올리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들의 경제성장은 지난해 7월 발효된 아세안자유무역협정(AFTA)으로 역내 교역이 크게 증가한 데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요 수출품인 쌀, 열대과일, 설탕, 고무 등의 작황이 크게 좋아진 게 요인으로 꼽힌다.
▽높은 성장세 구가=태국은 지난해 경제가 6.7% 성장해 아시아에서 중국, 베트남에 이어 성장률이 세 번째로 높았던 데 이어 올해는 7∼8%대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1·4분기 성장률은 7.5%.
태국의 이런 성장세는 수출이 살아난 데다 내수 회복과 공공투자 확대까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관광산업이 사스 파동에서 벗어나 완전 정상화된 것이 소비 증가로 이어졌다.
말레이시아도 지난해 5.2% 성장한 데 이어 1·4분기에 7.6% 성장률을 보여 올해 7%대의 성장을 이룩할 전망이다. 외환위기 이후 고정환율제와 외환통제 등을 뼈대로 한 독자적인 경제정책을 추진해 성공을 거두었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가 지난해 은퇴하면서 정치 혼란의 우려가 있었지만, 후임인 압둘라 아마드 바다위 총리가 3월 총선에서 압승,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경제성장이 탄력을 받았다.
베트남은 꾸준한 시장개방에 힘입어 선진국의 외자 유치가 확대되면서 건설경기가 살아나 7%대의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내년에는 8∼8.5%의 고성장을 이룩할 것이라고 장담할 정도.
▽똘똘 뭉치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동남아 국가들은 1996년 7%대의 고성장을 보였지만 1997년 발생한 금융위기로 성장률이 4% 이하로 급락했다. 더욱이 이후 사스와 조류독감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경제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까지 있었다. 이에 따라 ASEAN 10개국 정상들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회의를 갖고 2020년까지 유럽연합(EU) 형태의 ‘ASEAN 경제공동체’ 창설을 목표로 하는 협약에 서명했다. 인구 5억명의 단일 시장을 만들어 중국에 맞설 정도의 탄탄한 경제력을 갖추겠다는 청사진이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권경덕 연구원은 “해외 자본의 투자가 급속히 식지 않는 한 동남아의 경제성장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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