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가 ‘와하비즘’ 알카에다도 신봉

  • 입력 2004년 5월 31일 15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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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석유산업도시 알 호바르 인질극의 배후로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 왕조의 지배 이념과 알 카에다가 신봉하는 종교 원리가 같은 '와하비즘(Wahhabism)'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슬람 원리주의의 한 분파인 와하비즘은 이슬람교를 청교도적으로 해석해 철저한 검약과 엄격한 생활을 강조한다.

와하비즘은 이슬람의 종교적 의무 준수를 내세운 수니파 종교지도자 모하마드 빈 압둘 와하브(1703~1792)로부터 나왔다. 와하브는 이슬람 교의에 동의하지 않는 모든 세력을 이단으로 규정했고 무력으로 자신의 교리를 강제했다.

사우디 왕가의 창시자인 모하마드 이븐 사우드는 1745년 와하브의 교리를 지배 이념으로 받아들였고, 이 때문에 와하브의 후손인 아쉬-샤이흐 가문은 여전히 사우디의 왕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사우디의 종교 기관을 장악하고 있다.

그런데 알 카에다 역시 와하브의 가르침을 신봉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알 카에다는 사우디 왕가가 부패했으며 이교도로 하여금 예언자 모하메드가 태어난 '이슬람의 성지(사우디)'를 더럽히도록 만들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우디 집권층은 "테러는 이슬람의 원리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며 알 카에다를 '일탈세력'이라고 맞받고 있다.

두바이=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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