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의 포로학대, 100년전 日帝고문과 같아”

  • 입력 2004년 5월 10일 19시 03분


뉴욕 타임스가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 모습과 100년 전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한국인을 고문하는 모습의 사진을 나란히 게재했다.

신문은 ‘고문은 때로는 유혹이지만 효과가 없다’는 분석 기사와 함께 2장의 사진을 소개했다.

고문의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겠지만, 뉴욕 타임스가 전 세계의 비판을 받고 있는 아부그라이브 포로수용소의 잔학행위에서 일제강점기의 폭력행위를 떠올린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신문은 “고문으로 사람의 입을 열 수는 있지만 효과는 없다”고 강조했다.

경험 많은 조사관들은 고문이나 모욕을 통해 얻은 진술은 사실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는 것. 고문을 당하는 이들은 고문이 끝나도록 할 얘기만 한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라크에서 미군이 잔인해질 수 있었던 것은 가장 노련한 조사관이라도 피의자에 대해 약간의 육체적 심리적 압력을 가하는 것이 허용된다면 쉽게 빠져드는 고문 자체의 속성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인권감시기구인 휴먼라이츠워치 마크 갈라스코 분석관은 이번 포로 학대가 계급이 낮은 병사들이 수용소 내에서 아무런 감독을 받지 않은 채 비뚤어진 환상에 따라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무법천지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뉴욕 타임스 9일자는 ‘100년 전과 오늘’이라는 제목의 사진 기사에서 1905년 일본군이 한국인을 고문하는 모습(왼쪽)과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포로수용소에서 미군이 이라크 포로를 학대하는 장면을 비교했다. 신문은 “1905년 일본 군인들이 자백을 얻어내기 위해 한국인을 매질하고 있다”는 설명과 “이라크 주둔 미군이 포로를 학대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는 설명을 각각 실었다. -사진제공 뉴욕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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