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사드르 꼬리 내리나…‘조건없이 대화’ 전격제의

  • 입력 2004년 4월 15일 01시 17분


미군과 이라크 저항세력이 ‘일시 휴전’하면서 협상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시아파 종교 지도자들의 중재에 따라 연합군과의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알사드르의 측근인 콰이스 알카자알리는 14일 나자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알카자알리의 발언이 알사드르의 민병대 해체를 의미하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알사드르와 시아파 지도자들은 최근 민병대를 합법적인 정당으로 전환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한 데다 실종된 미국 민간인으로 추정되는 시체 4구가 훼손된 채 발견돼 알사드르의 ‘대화 수용’ 제의가 어떻게 귀결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미군 강경 진압 시사=13일 신원을 알 수 없는 시체 4구가 바그다드 서쪽 아부고레이브와 팔루자를 연결하는 도로 근처에서 발견됐다.

미국 언론은 “이들은 실종된 미국 에너지업체 KBR의 직원들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은 전날 KBR 직원 7명이 이라크에서 납치 또는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었다.

시체가 미국인으로 확인되면 지난달 31일 미국인 4명의 시신 훼손사건으로 미군이 팔루자에 대한 대규모 보복공격에 나선 것처럼 ‘제2의 보복공격’ 가능성도 없지 않다.

댄 새너 이라크 미군정 임시행정처 대변인은 13일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알 자카위와 외국 테러리스트들이 팔루자 인근에 머물면서 무장봉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계속되는 산발적 교전=미군과 팔루자의 저항세력은 14일 오전 9시부터 48시간 휴전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이라크 이슬람당의 고위 간부인 포우아드 라위가 밝혔다.

하지만 미 해병대는 이날 F-15 전투기를 동원해 팔루자 남부 공업지역을 폭격했다. 팔루자에서는 13일과 14일 이틀간 미 해병대원 2명과 이라크인 14명이 사망했다. 바그다드 서쪽 알안바르 지역에서도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미군 4명이 숨졌으며, 모술에서는 이라크인 4명이 숨졌다.

14일 현재 저항세력에 억류된 외국인 인질은 12개국 40명으로 집계됐다. 13일에는 프랑스 기자 1명이 새로 납치됐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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