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막후의 힘’…이라크 성직자協 접촉 피랍인 전격석방

  • 입력 2004년 4월 13일 19시 03분


11일 이라크에서 납치된 중국인 7명은 하루 만에 풀려났다. 8일 납치됐던 한국인 목사 7명도 5시간 만에 석방됐지만, 풀려나는 과정은 판이하다. 일본인 인질 3명은 아직도 납치상태다.

중국 정부는 즉각 ‘이슬람 성직자협의회(ICC)’ 채널을 가동했다. 바그다드 주재 대사관을 개설하기 위해 파견돼 있던 쑨비간(孫必干) 대사가 중심이 돼 이라크과도통치위원회(IGC)에도 공식적으로 협력을 요청했다.

성직자협의회는 이라크 저항세력과 미군 주도 연합군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저항세력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창구라는 점을 중국 정부가 이용한 것. 이 같은 계산이 주효했는지, 저항세력은 성직자협의회의 설득을 받아들여 12일 오후 9시 중국 인질 7명을 풀어줬다. 이들을 바그다드로 호송해 중국측에 인도한 것도 성직자협의회였다.

물론 중국 정부의 노력이 성공한 배경에는 이라크와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도 자리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프랑스 독일 러시아와 함께 이라크전쟁 반대 입장을 유지했고 유엔의 틀 안에서 이라크 문제를 해결할 것을 주장했다. 올해 2월에는 사담 후세인 정권시절의 부채 58억달러를 대부분 탕감해 주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25일에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알 울름 과도통치위 순번의장을 베이징(北京)으로 초청해 회담을 가졌다.

납치사건 해결 직후 중국 외교부 관계자는 상하이모닝포스트와의 회견에서 “납치범들은 중국인 7명을 파병국 대열에 합류한 한국이나 일본 국민으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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