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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3월 21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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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밤 개표 결과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야당연합의 롄잔(連戰) 후보를 2만9518표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유세전에서 우세를 보여온 롄 후보는 천 총통 피격을 둘러싼 의문점과 선거조작 의혹 등을 제기하며 선거 무효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야당연합의 롄 후보와 쑹추위(宋楚瑜) 부총통 후보는 21일 새벽까지 타이베이(臺北) 총통부 앞에서 1만여명의 지지자들과 함께 철야 항의시위를 벌였다. 롄 후보는 이날 오후 재집회를 갖고 즉각적인 재검표, 국내외 전문가들로 재검표단 구성, 저격사건 진상 조사를 위한 전문 수사팀 구성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타이중(臺中)과 가오슝(高雄)에서는 야당 지지자들이 검찰청으로 몰려가 여당의 선거부정 행위 조사를 요구하며 청사 진입을 시도해 경찰과 격렬한 충돌을 빚었다.
이에 따라 대만 출신과 본토 출신, 민진당과 국민당으로 갈라진 사회적 갈등과 대립 양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천 총통은 21일 정오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고 수습책을 논의했으며 대만 행정원은 불법 시위에 대한 강경 대처 방침을 발표했다. 경찰은 총통부와 총통관저, 각급 관공서로 통하는 주변 도로를 봉쇄하고 비상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대만 고등법원은 롄 후보가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자 증거 보전 필요성이 있다며 모든 투표함을 봉인할 것을 지시했다. 타이베이 지방법원은 재검표 및 불공정 선거 의혹 조사를 위해 선거 법정을 열기로 결정했다.
총통선거와 함께 실시된 중국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성 국민투표’는 성립 요건인 투표율 50%를 넘지 못해 자동 부결됐다. 국민투표 부결로 천 총통의 대만 독립 노선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타이베이=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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