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지켜라” 들끓는 美대륙

  • 입력 2004년 1월 26일 19시 12분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인도 등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미국에서 거세다.

미 상원은 연방정부가 발주한 정보기술 관련 사업을 해외에 아웃소싱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인터넷에서는 100여개의 ‘안티아웃소싱’ 사이트가 저마다 여론공세를 펴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의 표를 의식한 ‘반(反) 아웃소싱’ 정책이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장기적으로 미국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아웃소싱을 막아라=지난해 11월 미국 인디애나주 정부는 인도의 타타 컨설팅그룹과 체결했던 1500만달러 규모의 아웃소싱 계약을 취소했다.

미 상원은 22일 연방정부가 발주한 정보기술 프로젝트를 해외에 아웃소싱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비슷한 법안 제정이 10여개의 주 정부에서도 추진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인도 아룬 슈리에 정보기술부 장관은 24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자유무역 정신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최근 민주당 존 케리 상원의원은 “미국 내에 공장을 유지하는 기업들에 세제 혜택을 주겠다”고 말했다.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미국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무역협정을 다뤄나가야 한다”며 “노동과 환경기준이 미달되는 외국으로 기업이 일자리를 옮기지 않았는지 소비자들은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아웃소싱 공포’는 2002년 말 조사기관 포레스트 리서치가 “2015년까지 미국 화이트칼라 일자리 330만개가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으면서 불거졌다. 이어 지난해 7월 조사기관 가트너그룹은 “2003년 중반부터 2004년 말까지 미국 정보기술 관련 직업 중 5%가 해외로 옮겨질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딜로이트 리서치도 최근 “100개의 금융서비스 기업이 5년 안에 200만개의 일자리를 옮길 계획을 갖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아웃소싱 막다 경제 망칠라=시사주간 뉴리퍼블릭은 26일 인터넷판에서 “정작 위협은 아웃소싱 자체가 아니라 정치인들이 이 이슈를 보호주의 물결을 일으키는 데 이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잡지는 “IBM은 올해 3000개의 일자리를 해외로 옮길 예정이지만 미국에서 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며 “아웃소싱이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주장은 과장”이라고 평가했다. “아웃소싱을 통해 기업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야 중장기적으로 일자리가 줄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일터를 해외에 만드느냐 미국에 만드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전하느냐 고비용으로 망하느냐’라는 설명이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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