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공포, 2003년 840명 사망- 35조원 손실

  • 입력 2004년 1월 26일 17시 36분


2003년 한해 동안 사스(SARS, 중증급성 호흡기 증후군)로 세계가 공포에 떨었다. 2004년 초에도 중국 광둥성에서 발생한 사스가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으로 번질 조짐을 보여 재차 전 세계로 번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사스는 당초 2002년 11월 중국 광둥성에서 발생, 2003년 4월부터 아시아 유럽 미주 등 전 세계 30개국으로 번져 8,300여명이 감염되고 이중 약 840명이 목숨을 잃어 치사율 11%를 기록했다. 그런 사스가 1년 후인 2003년 11월부터 다시 중국에서 3명이 발생했는가 하면 중국과 홍콩을 방문한 필리핀 말레이시아인 각각 1명이 사스 유사 증세를 보여 전 세계인을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번과는 달리 비교적 신속한 대응자세를 보이고 있다. 광둥성에서는 2004년 1월초 사스의 병원체인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것으로 알려진 사향고양이 수만 마리에 대한 도살령을 내리고 야생동물 거래시장을 폐쇄시키는 한편 각 위생업소, 호텔, 수송기관에 대한 방역작업에 들어갔다.

중국 당국은 또 1월 22일 춘절을 맞아 인구 대이동이 시작되면 사스가 전국 각지로 확산될 것을 우려, 철저히 대비하는 자세를 보였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사스증세가 겨울철에 성행하는 호흡기 질환과 비슷해 확실한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사스 의심환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스는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38도 이상의 고열, 기침, 후두염, 폐렴 등이 발생하며 따라서 판별이 용이하지 않다. 특이한 것은 감기가 어린이 노약자등에 잘 걸리는데 비해 사스는 30~40대 청년들도 결코 피해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스는 또 환자와 직접 대면하는 의사 간호사 그리고 가족에게 전염되고 일반인에게 전염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는 사스가 공기 보다는 주로 침방울로 전염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감예방 주사를 맞는다고 사스가 예방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사스의 위험이 과장되었다고 말한다. 이들은 독감만도 한해 세계 인구의 10~20%가 감염되고 이중 30~40만 명이 사망한다며 따라서 사스는 '태풍으로 말하면 C급 정도'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스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치료법은 없지만 주요 증세인 폐렴을 대증요법으로 치료하면 치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바이러스에 감염된다고 모두 사스 환자가 아니라고 이들은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3년초 사스 창궐 당시 사스 의심 및 추정 환자로 분류된 사람은 여러 명 있었으나 환자로 공식 발표된 사람은 없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2003년 7월초, WHO가 사스방역 종료선언을 하자 곧 이어 국내 사스방역 종료를 선언했다.

그러나 사스는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가해 또 다른 심각성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이 급속히 전파되자 전 세계적으로 인적 물적 교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2003년 사스 공포로 전 세계의 항공, 여행, 호텔업 등이 약 35조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사스가 한창이던 지난해 4월 홍콩의 호텔 예약률은 예년 82%에서 15%로 뚝 떨어졌고 싱가포르의 관광객도 전년 동기 보다 70%나 줄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도 2003년 6월까지 약 2조 3천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국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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