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후세인 체포보다 사살 원했다”

  • 입력 2003년 12월 15일 20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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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체포는 환영할 일이지만 살아서 잡혔다는 사실이 골칫거리일 수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후세인 처리 방식에 따라 이라크전쟁에 대한 미국의 속셈이 드러날 수 있으며 재판 과정에서 자칫 후세인이 미화되는 역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14일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면서 공식적으로는 ‘정권교체’를 내세웠지만 내심 후세인의 사살을 목표로 했다고 전했다.

미 언론들도 미국이 후세인 사살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쿠웨이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북부 등에 특수부대 요원 360명을 배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후세인은 생포됐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재판정에 서게 된다.

이라크에서 재판이 열리면 과도통치위원회가 원하는 대로 재판 과정이 TV로 중계되고 언론에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후세인은 재판 과정에서 미국에 맞서 이라크 주권을 지키고 이슬람 세력을 대변한 인물로 미화될 수 있다는 게 미국의 우려다. 사형 언도를 받으면 반미 이슬람 세력의 ‘순교자’로 미화될 수도 있다.

이라크전쟁 명분으로 삼았던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증거가 과장됐다는 의혹도 재판과정에서 다시 불거져 전쟁의 정당성이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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