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말로만 “强달러”…달러가치 연일추락

  • 입력 2003년 12월 4일 18시 40분


코멘트
《달러화 가치가 바닥 깊은 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반사적으로 유로화는 사상 초유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3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1.2131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전날보다 0.03달러 오른 1.2111달러에 마감됐다. 1.21달러 선을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거래일 기준 나흘 연속 사상 최저치 기록을 경신했다.》

뉴욕시장에 이어 열린 4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유로화는 오전 11시10분 현재 1.2112달러에 거래돼 달러 약세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뉴욕시장에서 달러화 가치는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2주 만의 최저치를 나타냈고, 중앙은행이 초단기 금리를 0.25% 인상한 호주의 호주달러에 대해서는 6년 만의 최저치를 보이는 등 갈수록 ‘약한 모습’이다.

경제성장세가 강할 때는 투자자금이 유입돼 화폐가치가 오르는 게 보통이지만 달러화는 정치경제적 요인이 겹치면서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강한 달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믿지 않고 있으며, 재정적자와 경상수지적자 등 미국의 천문학적 숫자의 ‘쌍둥이 적자’와 함께 1%의 초저금리는 달러화 투자를 꺼리게 만들고 있다.

씨티뱅크의 수석 외환전략가 로버트 신치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 인상 방침을 내비치고 경제 성장의 영향이 나타나는 내년 상반기에나 달러 가치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월 초에 ‘달러 가치가 급락하고 4·4분기(10∼12월) 유로화가 1.13달러까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던 ABN암로은행은 앞으로 3개월간 유로화가 1.26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반면 미국의 실물 경제는 활력을 되찾아 3일에는 3·4분기(7∼9월) 노동생산성이 9.4%(연율)로 향상돼 20년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노동부가 발표했다. 이는 전 분기의 7.0%는 물론 지난달 발표됐던 추정치 8.1%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린 리서는 “생산성의 높은 증가로 기업들은 비용절감에만 신경을 쓰지 않고 투자를 확대하거나 고용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면서 “경제회복이 계속 유지될 수 있다는 좋은 신호”라고 해석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koni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