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휩쓴 ‘살인독감’ 홍콩 상륙

  • 입력 2003년 11월 30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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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어린이 5명을 숨지게 한 신형 살인독감이 이번 겨울 중국을 통해 동남아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홍콩 위생당국이 30일 경고했다.

위생서는 유럽과 북미지역에서 발생한 신형 살인독감인 ‘푸젠(福建)A형 유행성 독감’이 홍콩까지 상륙했고 올해 겨울 감염자가 확산되며 동남아를 강타할 위험성이 높다고 밝혔다.

올 2월 출현한 푸젠형 유행성 독감은 3년 전부터 전 세계에 퍼진 파나마 독감의 돌연변이로 알려졌으며 최근 영국과 스코틀랜드에서 최소한 어린이 5명이, 미국 콜로라도주에서는 어린이 4명이 각각 목숨을 잃었고 캐나다 토론토에서도 7명이 사망했다.

당국은 “유행성 독감은 보통 11월과 12월 온대지역인 북미와 유럽에서 퍼지기 시작해 중국을 통해 아열대지역으로 남하해 홍콩에 도착한다”며 성탄절 연휴로 입국자가 많은 12월에 홍콩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국은 또 “푸젠형 유행성 독감은 신형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항체를 갖고 있지 않다”며 “이번 겨울에 이 독감 바이러스가 폭발적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콩 당국은 푸젠형 유행성 독감 환자가 생기자 3주일 전부터 양로원에 거주하는 노인들과 장애인 등 11만9000명을 대상으로 무료 예방접종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 예방접종은 신형 독감에 제한적인 효과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전문가들은 △신체 저항력이 낮은 사람이나 노약자는 예방접종을 하고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쓰며 △손을 자주 씻고 △실내 공기를 자주 환기하라고 권고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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