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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1월 11일 1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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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에 따르면 EU는 시정조치가 없으면 12월 15일부터 연 23억달러에 이르는 미국산 상품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11일 밝혔다. 대상 품목은 오렌지 쌀 청바지 담배 등으로, 일리노이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미시간주 등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정치성향이 유동적인 지역)’의 주요 생산품들이다. 공화당이 전통적으로 약세를 보인 이들 지역을 압박함으로써 현 행정부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U는 앞서 미국이 수출업체에 대한 세제지원을 철폐하지 않으면 내년 초 별도의 보복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수출기업 감세혜택은 이미 WTO에서 수출보조금으로 판정받아 2000년 11월까지 철폐해야 했지만 미국이 차일피일 미뤄 왔다.
일본도 미국의 조치가 없으면 이달 중 WTO에 보복조치 내용을 통보키로 하고 수입국 변경이 쉬운 물품을 중심으로 대상 품목과 세율 조정을 위한 실무작업에 착수했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11일 보도했다. 미국산 시장점유율이 높은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면 수입단가가 상승해 자국 업체가 피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제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격적인 ‘무역 전쟁’이 시작되면 대미 수출에 차질이 생겨 일본 경제가 ‘부메랑’식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은 지금까지 미국과의 무역 분쟁에서 보복조치를 취한 적이 없다.
이에 따라 일본은 보복조치가 발동되지 않도록 미국이 적절한 선에서 양보해 주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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