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대통령 직선제 도입"

  • 입력 2003년 11월 4일 03시 14분


미군 주도 연합군이 점령 중인 아프가니스탄은 강력한 권한을 가진 대통령 중심 국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35명으로 구성된 아프간 헌법기초위원회는 3일 1년간의 작업 끝에 만든 새 헌법 초안을 하미드 카르자이 과도정부 수반, 자히르 샤 전 국왕,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 아프간 특사에게 전달했다.

아프가니스탄은 9·11테러 후 미국에 점령된 첫 이슬람 국가인 만큼 이라크 헌법을 만드는 데도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 율법과 서구식 민주주의를 어떻게 접목시켰는지도 관심거리다.

새 헌법 초안은 공청회를 거쳐 12월 최고의결기구인 로야지르가(종족대표자회의)에서 확정되며, 내년 6월 선거를 통해 새 정부가 구성된다.

이라크도 유엔 결의에 따라 12월 15일까지는 새 헌법을 입안하고 선거 일정을 마련해야 한다.

아프간의 새 헌법 초안은 12개 장, 160개 조항으로 이뤄졌으며 공식 국호를 ‘이슬람 아프가니스탄 공화국(The Islamic Republic of Afghan-istan)’으로 정했다.

국정은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대통령이 운영하며 1명의 부통령을 둔다. 현시점에서는 하미드 카르자이 과도정부 수반이 유력한 대통령 후보다.

의회는 상하 양원제로 구성되며 대통령이 상원의 50%를 임명한다. 대신 의회는 대통령 탄핵권이 있지만, 대통령에게 의회 해산권은 없다.

또 “어떤 법률도 이슬람의 원리에 위배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슬람의 원리에 어긋나지 않는 한 다른 종교의 자유도 보장한다.

이와 함께 정부가 여성 교육을 장려하고 여성 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탈레반 통치 하에서 아프간 여성은 학교에 가거나 일을 할 수 없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카불=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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