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옛 총리관저 통째로 옮긴다…현 위치에서 50m 수평 이동

  • 입력 2003년 10월 21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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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을 통째로 이동하기 위해 레일 위에 올려진 옛 일본총리 관저.  -사진제공 아사히신문
건물을 통째로 이동하기 위해 레일 위에 올려진 옛 일본총리 관저. -사진제공 아사히신문
70여년간 일본 정치의 사령탑 역할을 해 온 도쿄(東京) 도심 나가타(永田)의 옛 일본총리 관저가 건물 통째로 현 위치에서 50m 수평 이동한다.

일본 정부는 1929년부터 총리 집무실로 사용해 온 옛 관저를 총리의 거주 공간인 공저(公邸)로 개축하기 위해 현재의 건물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채 남쪽으로 옮기는 공사를 20일 시작했다.

이번에 도입된 공법은 관저 주변을 파서 건물의 기반 부분 밑에 이동용 레일을 깐 뒤 이를 유압펌프로 밀어내는 방식. 총중량 약 2만t에 이르는 건물은 철봉 위를 미끄러져 조금씩 움직이게 된다.

시공업체는 이런 방식으로 1초에 1mm(매일 2∼3m)씩 건물을 움직여 한 달간 50m를 이동시킨다는 계획이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은 “건축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가치가 높기 때문에 건물을 해체하기에는 너무 아까웠다”고 설명했다. 이 관저는 보수공사를 거쳐 2년 뒤 총리의 살림집으로 쓰인다.

일본 정부는 이 건물이 낡은 데다 총리의 업무공간으로는 비좁다고 판단해 지난해 4월 인근에 새 관저를 신축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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