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몇 시간 만에 ‘입장 뒤집기’…IEA 사상 최대 4억 배럴 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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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3월 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도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사상 최대 비축유 방출 결정과 관련해 몇 시간 만에 입장을 바꿨다. 로이터·게티이미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3월 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도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사상 최대 비축유 방출 결정과 관련해 몇 시간 만에 입장을 바꿨다. 로이터·게티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석유 시장 개입을 두고 불과 몇 시간 만에 입장을 뒤집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결국 사상 최대 규모인 4억 배럴의 비축유 방출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동 전쟁 속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원유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단독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주요 7개국(G7)과의 협의에서 대규모 석유 시장 개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달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각국에 “유가가 최근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내려온 상황에서 비축유 방출은 시기상조”라는 백악관 입장을 설명했다.

하지만 불과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미국 정부는 입장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비축유 방출을 추진하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참모진이 유가 급등이 미국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득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 개입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국제에너지기구 32개 회원국은 사상 최대 규모인 4억 배럴의 비축유 방출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진행된 공동 방출(1억8200만 배럴)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 왜 갑자기 바뀌었나…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연결하는 좁은 해상 통로로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이곳을 통과한다. 중동 원유가 아시아와 유럽으로 이동하는 핵심 통로인 만큼 봉쇄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 전체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 참모들이 당초 이란과의 충돌이 에너지 시장에 미칠 영향을 “단기적인 현상”으로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란이 실제로 해협에서 상선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상황이 급변했고, 유가 상승과 해상 운송 차질 우려가 커지자 미국 정부도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이 가운데 1억 배럴 이상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전략비축유 저장량은 현재 전체 용량의 약 6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추가 방출이 이어질 경우 비축 수준이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는 취임 당시 전략비축유를 충분히 채우겠다고 공언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 사상 최대 방출에도 유가 상승…시장이 본 ‘위기의 신호’

이처럼 파격적인 공급 대책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역설적이었다. 수요일 국제 유가는 오히려 5% 이상 상승했다. 대규모 비축유 방출 결정이 공급 확대 신호라기보다 중동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 싱크탱크 임플로이 아메리카의 아르나브 다타 정책담당 이사는 WSJ에 “에너지 시장 충격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며 “사전에 충분한 대응 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책 혼선도 이어졌다. 라이트 장관은 미 해군이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성공적으로 호위했다는 내용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군 당국이 이를 부인하자 해당 글을 삭제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 ‘석유 바주카’ 너무 빨리 꺼냈나…시장 개입 효과 논쟁

이번 비축유 방출은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유가 안정 수단이라는 점에서 시장에서 이른바 ‘석유 바주카’로 불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쟁 초기부터 대규모 비축유 방출이라는 강력한 대응 카드를 사용한 것이 오히려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추가 대응 수단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4억 배럴 규모의 비축유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수송량 기준으로 약 20일치에 불과해 유가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IEA 회원국들은 수개월에 걸쳐 비축유를 단계적으로 시장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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