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브라이트 美 前국무 회고록]23년만에 파경 ‘충격’ 고백

  • 입력 2003년 9월 18일 00시 52분


“이 결혼은 끝났다. 당신보다 더 젊고 예쁜 여자를 사랑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 역사상 여성으로서 가장 높은 직위에 올랐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이 결혼생활 23년 만에 남편으로부터 갑작스러운 이혼통보를 받고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는 사실을 회고록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45세의 나이에 갑작스럽게 받은 이혼통보는 청천벽력과 같은 충격이었다면서 결혼생활이 회복불능 상태임을 깨달은 뒤에야 친구들의 도움과 일을 통한 성취감으로 비로소 자기가치를 회복할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대학시절 부유한 언론가문 자제인 조지프 올브라이트를 만나 졸업 뒤 곧바로 결혼했다. 그는 “남편은 갑자기 나타난 왕자였으며 나는 신데렐라였다. 나는 유리구두를 신어 보았고 발에 꼭 맞았다”고 당시의 심경을 술회했다.

이후 조산과 유산 등의 아픔을 겪었지만 셋째딸 캐서린을 얻은 뒤 70년대 중반까지 올브라이트 전 장관의 가정은 전형적인 모범가정 그 자체였다.

활발한 사회활동과 화목한 가정생활을 병행하던 그에게 이혼의 시련이 닥친 것은 1982년 1월.

남편이 거실에서 커피를 마시다 갑자기 “이 결혼은 끝났다. 나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는 것. 그날 오후 그의 남편은 짐을 싸서 플로리다로 떠났고 결국 결혼 생활은 파경을 맞고 말았다.

그러나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직업이 이혼의 원인이 됐는가’라는 주위의 질문에 분노를 느낀다”며 “나는 이 질문이 직업을 추구하는 모든 여성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한다”고 회고록에 적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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