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땐 얼마나…2개대대 600∼800명 될듯

  • 입력 2003년 9월 9일 22시 33분


만약 한국 정부가 미국의 요청을 수용해 이라크에 전투병을 파병할 경우 그 규모는 얼마나 될까.

군 관계자들은 현재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 파병돼 활동 중인 675명의 비전투병력(의료지원단, 건설지원단)의 전례를 감안할 때 최소 1, 2개 대대 규모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보병 1개 대대가 300∼40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600∼800여명까지 파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대 규모를 파병할 경우 별도의 지원부대 없이 현지에서 독자적인 작전 수행이 가능한 점도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하는 근거이다. 통상 보병 1개 대대는 3개 소총중대와 1개 화기중대, 1개 본부중대로 구성된다.

보유 장비는 K1 소총 등 개인화기를 기본으로 60mm 박격포 9문, 81mm 박격포 6문, 90mm 무반동총 4정 등 공용화기와 함께 20여대의 각종 지원 차량으로 구성돼 있다.

전투병 2개 대대가 파병될 경우 1개 대대는 미군과 함께 이라크 내 치안유지 활동에 투입되고, 다른 1개 대대는 지원 및 부대 경계근무에 교대 투입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라크 내 치안유지 활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테러 등 ‘실전(實戰)’을 치르기 위해선 일반 보병보다 월등한 전투력을 보유한 병력의 파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특전사 등 특수부대원들이 파병 우선순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미측도 게릴라전 등 위기 사태에 능숙히 대처할 수 있는 특수부대의 파병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가 미측의 전투병 파병요청에 대해 국민 정서 등을 감안해 고민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군 내부에선 파병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군의 한 관계자는 “한미동맹의 정신을 준수하고 실전경험을 쌓을 수 있는 차원에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파병이 결정된다면 전투병은 전원 자원에 의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이라크내 각국 병력은…美軍 14만명등 20여개국 16만명 주둔

현재 이라크 평화 유지 활동에는 미군 약 14만명, 영국군 약 1만1000명과 기타 20여개국 병력 약 1만1000명이 참여하고 있다는 게 외신들의 추산이다.

미국과 영국을 제외하고는 폴란드 스페인 우크라이나가 비교적 많은 병력을 보내놓고 있는 상태다. 폴란드 병력이 2350명, 스페인 1400명, 우크라이나가 약 1650명을 파견했다. 미군은 3일 폴란드가 지휘하는 다국적군에 이라크 중남부 지역 통제권을 넘겼다. 이로써 폴란드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이라크 내에서 점령군으로서의 공식적인 책임을 지는 세 번째 나라가 됐다.

이라크 평화 유지 활동은 다국적군과 각국 병력이 지역을 나눠 맡는 식으로 이뤄진다. 영국군은 바스라 무타나 등 남부 지역, 폴란드가 지휘하는 다국적군은 주로 카르발라와 바빌 지역을 담당한다.

우크라이나군은 와지트 지역, 스페인 주도의 다국적군(스페인어권의 남미 병력 포함)은 나자프와 알카디시야 지역을 맡게 된다.

다국적군 소속은 언어장벽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러시아어나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병력은 폴란드의 지휘를, 스페인어권 병력은 스페인의 지휘를 받는 식. 미군은 나머지 지역과 전반적인 관리를 담당한다.

폴란드가 이끄는 다국적군에는 폴란드 병력 외에 불가리아 병력 500명 등이 포함됐으며 스페인이 지휘하는 다국적군에는 온두라스군 160명, 도미니카군 300명, 엘살바도르군 360명, 니카라과군 100명이 배속돼 있다.

전투병 외에 공병대를 파견한 국가는 슬로바키아(80명) 헝가리(140명) 루마니아(100명) 리투아니아(50명) 몽골(160명) 필리핀(80명) 등이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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