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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9월 7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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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소재 영화제작 겸 방송사인 ‘쇼타임 네트워크’는 다큐멘터리 영화 ‘DC 9/11:위기의 시간’을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 자체 유선TV 채널을 통해 방영한다. 이 영화는 항공기가 세계무역센터(WTC) 빌딩에 충돌한 직후부터의 사건전개 과정을 백악관의 관점에서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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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차기 대선전이 본격화된 시점에서 이 영화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선전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뉴욕타임스는 “‘9·11테러’를 조용히 돌아보기에는 때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고 시카고 트리뷴은 “각본과 제작을 맡은 라이오넬 체트윈은 부시 대통령을 위기에 처한 미국을 구해낸 위대한 지도자로 지나치게 미화했다”고 꼬집었다.
체트윈씨 스스로도 “이 영화가 부시 대통령을 띄워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하면서 “다만 당시 9일간을 공정하게 표현했느냐가 중요할 뿐”이라고 AP통신 인터뷰에서 말했다.
할리우드의 대표적 보수주의자로 알려진 체트윈씨는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과 15분간 만나 당일 상황을 들었고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관계자도 접촉해 증언을 청취하는 등 영화 제작과정에서 백악관측으로부터 상당한 편의를 제공받았다. 영화에는 부시 대통령을 비롯해 딕 체니 부통령, 콜린 파월 국무장관, 럼즈펠드 국방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애리 플라이셔 전 백악관 대변인 등 미국 핵심 지도부가 대거 등장한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현직 대통령을 그린 영화는 194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과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에 관한 것뿐이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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