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공보 총괄 ‘진실部’ 신설 논란

  • 입력 2003년 8월 31일 18시 09분


토니 블레어 영국 정부는 각 부처의 공보 업무를 총괄하는 ‘진실부(Ministry of Truth)’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지가 31일 보도했다.

무기전문가 데이비드 켈리 박사가 자살한 일명 켈리 게이트 사건으로 상처 입은 정부의 공보 업무를 대대적으로 쇄신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일부 장관들은 공보 업무를 한 부처로 일원화할 경우 블레어 총리가 정부의 공보 업무를 좌지우지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다음주 중 신설 여부가 결정될 ‘진실부’는 사무차관급이 이끌 예정이며 총리실 공보수석실도 감독하게 된다. 이는 앨러스테어 캠벨 전 총리실 공보수석보좌관과 같은 정계출신 인사가 각 정부 부처에 지시를 내려 온 관행을 없애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영국 정부는 또 가디언 미디어그룹의 최고경영자 밥 필리스가 이끄는 외부감사팀을 구성해 정부의 공보업무 전반을 집중 감사할 예정이다.

그러나 1980년대 노동당에서 일하면서 노련한 언론 조작으로 악명을 날린 피터 맨델슨이 진실부 신설을 포함한 공보업무 쇄신에 개입하고 있다는 소문 때문에 정부의 ‘공보 개혁’ 진의가 의심받고 있다.‘스핀(뉴스를 입맛대로 좌우한다는 뜻으로 캠벨 전 보좌관을 지칭)’이 사라진 자리에 ‘스핀의 왕’이 들어섰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던컨 스미스 보수당 당수는 이날 인디펜던트 기고문에서 “중요한 것은 부하(캠벨 전 보좌관)가 떠나는 것이 아니라 주인이 떠나는 것”이라면서 “총리실의 진짜 공보 책임자인 블레어 총리 자신이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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